"트럼프, 25% 관세 부과하면 캐나다 경제 성장 0%대로 떨어질 것"

캐나다 대미무역 증가로 관세에 취약…加달러/달러 60센트대로 떨어질 수도
관세는 '트럼프의 협상 전략'…USMCA 재협상하려는 목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지켜보고 있다. 2024.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가 실제로 집행될 경우 캐나다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교역에서 대미 무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나다의 경제성장이 '제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캐나다와 멕시코의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제임스 올랜도 TD 이코노믹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수치를 계산해 본 결과 캐나다에 25% 관세가 부과되고 보복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함께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복 조치를 한다면 (캐나다의) 경제 (성장은)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대선 전에 실시한 TD 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캐나다가 보복 조치에 나서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캐나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망치 대비 2.4%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올랜도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관세가 부과될 경우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현재 수준보다 더 금리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는 수출에 있어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 수출업계가 받을 타격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캐나다는 지난 2018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한 후 대미 수출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의 대미 수출액은 약 4500억 캐나다 달러로 이는 전체 수출액의 약 76%를 차지했다.

올랜도는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부문들(수출품)은 이전에도 (관세에) 취약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미국과) 무역이 늘어나면서 더 취약해졌다"며 "이는 (미국과) 좋은 무역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산업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새 북미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서명문서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또한 미국의 관세는 통화 시장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랜도는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캐나다 경제에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며 "캐나다가 미국의 25% 관세에 보복할 경우 경제 성장이 마이너스대로 떨어져 캐나다 달러가 더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 오전 2시 기준 캐나다 달러/달러 환율은 0.71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4년 만에 최저치다.

올랜도는 "관세 부과 가능성이 높아지면 캐나다 달러/달러 환율은 60센트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캐나다에 실제로 25% 관세를 부과하기보다 USMCA 재협상을 위한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USMCA를 재협상해 미국 제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디트로이트 지난달 경제 클럽 연설에서 "취임 즉시 멕시코와 캐나다에 USMCA 협정 내 6년 재협상 조항을 발동할 의사를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USMCA 협정은 6년마다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재협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USMCA는 2026년에 재협상이 가능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랜도도 트럼프 당선인의 25% 관세 발언에 대해 "트럼프의 매우 전형적인 협상 전략"이라며 "관세로 위협하면서 다른 양보를 얻어내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5% 관세 부과 발언이 반드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확실히 더 큰 협상을 시작하고 USMCA 재협상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