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캐나다 동계 올림픽의 추억…플라자 재개발로 사라질까[통신One]
재설계로 사라질 3만3000개의 벽돌, 시민들 보존 요구 목소리 높아져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캘거리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올림픽 플라자는 단순한 공공장소를 넘어, 도시의 자부심과 역사적 순간이 녹아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1988년 동계 올림픽 당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캘거리에서 이 플라자는 환호와 감동의 중심이었다.
특히 이곳에는 당시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구입한 벽돌들이 깔려 있는데, 벽돌 하나하나에는 시민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올림픽을 함께 만든 주인공으로서 시민들의 흔적이자, 도시의 역사와 공동체의 정서를 담아낸 상징물이다.
1988년, 벽돌은 19.88달러(약 2만 원)에 판매되었으며, 이는 올림픽이 열린 해와 숫자를 일치시키기 위해 설정된 가격이었다. 시민들은 이 벽돌을 구입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을 수 있었고, 이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그들의 참여와 헌신을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물이 되었다.
당시의 벽돌은 각자의 삶과 연결된 소중한 기억을 담고 있으며, 올림픽을 함께 만든 시민들의 자부심을 반영하는 존재로, 캘거리의 역사와 문화적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중요한 기념물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 캘거리시 토지 공사(CMLC)는 올림픽 플라자의 재설계 계획을 발표하며 벽돌을 보존할 수 없다고 밝혀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토지 공사는 벽돌의 중요성과 정서적 가치를 이해하지만 3만3000개의 벽돌을 개별적으로 발굴하거나 보존하는 것은 실행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벽돌의 노후화로 인해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새로운 광장에 통합하는 것 역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들을 기존의 구조물과 함께 보존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 소식은 많은 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아쉬움을 안겼다. 벽돌에 담긴 시민들의 이름과 역사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자, 일부 주민들은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벽돌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니라, 올림픽을 함께 만든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며, 그들의 삶과 연결된 소중한 기억을 담고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시 당국은 플라자의 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구조물과 벽돌을 유지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재정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의 재설계는 플라자의 공간을 재정비하고, 올림픽의 역사적인 의미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계승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이 벽돌들이 그들 가족과 지역사회의 중요한 추억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벽돌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새로운 공간에 재설계된 형태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시 당국에 요청하고 있다.
벽돌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그 당시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소중한 기억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잃는 것은 그들이 간직한 역사적 가치를 상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특히 올림픽 플라자는 캘거리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1988년 동계 올림픽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져 왔다. 올림픽이 남긴 문화적 영향력은 단순히 스포츠 행사에 그치지 않았으며, 당시 올림픽을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오늘날까지도 그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올림픽 플라자에서의 벽돌은 그 자체로 캘거리의 역사를 증명하는 중요한 기념물로 기능해 왔고, 이를 잃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건축물을 잃는 것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에 대해 캘거리의 정치인들과 일부 시민들은 이 벽돌을 보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캘거리-미드나포르 의원인 스테파니 쿠지는 올림픽 벽돌을 보존하는 것이 캘거리의 문화적 유산을 지키는 일이자, 1988년 동계 올림픽의 역사적인 가치를 후세에 전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 벽돌은 캘거리의 역사와 공동체의 정신을 담고 있는 중요한 상징이다. 이를 보존하는 일이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임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캘거리시 당국은 벽돌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계획된 재개발은 2028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시 당국은 열린 자세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많은 시민은 이곳이 단순한 공공장소를 넘어 1988년 올림픽의 역사와 의미를 지속적으로 전하는 장소로 남기를 바라고 있다.
올림픽 플라자의 재설계가 완료되면, 캘거리는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벽돌을 포함한 기존 시설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벽돌을 보존하는 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시 당국이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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