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 이누이트족 썰매견 학살 사건에 사과·보상 약속[통신One]

1950~60년대 학살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이누이트 문화 회복의 첫걸음

캐나다 북극의 빅토리아 섬에서 물개 사냥을 하는 이누이트 무리와 그들의 개들. 1962년에 찍은 사진. 2024. 11.19/<출처: 캐나다 도서관 및 기록 보관소 사진: John Olson>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연방 정부가 1950년대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 퀘벡 북부 누나빅 지역에서 발생한 이누이트족 썰매견 대량 학살 사건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보상하기로 지난 17일(현지시간) 약속했다. 당시 약 1000마리의 썰매견이 정부 당국에 의해 무참히 학살됐으며, 이 사건은 이누이트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당시 경찰과 허드슨 베이 회사 직원들은 썰매견이 공공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학살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이누이트족은 이를 자신들의 전통적인 유목 생활을 강제로 정착 생활로 바꾸려는 의도라고 보았다.

썰매견을 잃은 이누이트족은 생계와 이동 수단을 모두 잃었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었다. 한 여성은 경찰에 자신이 키우던 개 아홉 마리 중 하나라도 살려달라고 간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때로는 개들이 즉사하지 않고 고통 속에서 죽어갔다.

이누이트족은 썰매견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이자, 사냥과 운송의 중요한 동반자로 여겼다. 썰매견은 굶주림에 직면했을 때 식량으로도 사용되었으며, 그들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이누이트 대표 피타 아타미는 “썰매견은 단순한 개가 아니었다. 그것들은 우리의 삶, 우리의 정체성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과와 보상 약속은 이누이트족과 캐나다 정부 간의 관계 회복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개별 가구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일부는 이누이트 청소년들이 썰매견을 기르고 돌보는 방법을 배우는 문화 프로그램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누이트 타피리트 카나타미 회장 나탄 오베드는 이번 사과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누이트족의 문화 회복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썰매견을 잃은 후 이누이트족은 스노모빌을 사용해 생계를 이어갔지만, 썰매견처럼 신뢰할 수 없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 결국 그들은 그린란드에서 허스키를 수입해 새로운 개 팀을 만들었고, 현재는 누나빅에서 매년 400~500km에 달하는 썰매견 경주를 열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아타미는 "이누이트족은 수십 년 동안 정체성 상실의 고통을 겪어왔고, 이제는 그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누이트견(Canis familiaris borealis)은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토종으로 인정받은 개 품종 중 하나로, 이누이트족의 전통적 생활 방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때 북극 지역을 여행하는 데 필수적인 동반자였던 이누이트견은 이동과 사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왕립 캐나다 기마경찰대(RCMP)와 정부 당국은 공공 안전을 이유로 이누이트 견을 수천 마리 죽였다. 이로 인해 이누이트족은 그들의 삶을 이어가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문화적, 사회적 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누이트 견 품종은 1972년에 멸종되었지만, 캐나다 에스키모견 연구 재단의 노력 덕분에 1986년에 복원되어 현재는 약 300마리가 생존하고 있다. 이누이트 견은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니라, 이누이트족의 문화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존재로 오늘날까지도 큰 의미를 지닌다.

캐나다 정부의 이번 사과와 보상은 이누이트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누이트족은 이번 조치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그들의 전통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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