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 너무 올랐다…주가 크게 고평가 돼"-WSJ

주가 급등에 환호하고 있는 미증시 트레이더.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비트코인도 9만3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시장은 연일 랠리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을 잇달아 내놓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에 각각 56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주간 유입액이다.

암호화폐도 비트코인이 9만3000달러를 돌파했고, 아무것도 뒷받침되지 않는 투기성 코인인 도지코인은 트럼프가 도지코인 전도사 일론 머스크를 정부 효율성 부서장에 임명함에 따라 급등, 한때 시가총액이 55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포드 자동차의 시총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 자본시장에 거품이 잔뜩 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의 자본시장 중 채권시장만 현재의 사태를 직시하고 있다. 다른 시장은 모두 랠리하고 있으나 채권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채권 가격이 떨어져 수익률(시장금리)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채권의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한 달 전의 4.072%에서 지난 주말 4.426%로 급등했다.

채권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폭탄으로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관세 폭탄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연준은 다시 인플레이션과 전쟁에 나서야 할 전망이다.

물가가 올라가면 기업의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비용이 증가하면 기업 순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기업 순익이 감소하면 주가는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최근 증시 랠리로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P500지수는 최근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 순익을 대비한 주가수익비율(PER)이 22배다. 이는 5년 평균인 20배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의 유력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전략가 사비타 수브라마니안은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시장 심리와 포지셔닝이 위험할 정도로 낙관적"이라고 경고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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