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도 반대하는 트럼프 인사…NYT "수류탄 던지고 구경하는 꼴"
트럼프 인사 '지각변동'…미 정가는 불확실한 미래 직면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파격적으로 2기 행정부 인사를 지명함으로써 워싱턴 정가가 흔들리고 있다. 공화당도 트럼프의 예상 못 한 인사에 충격을 받은 가운데 실제로 행정부가 순조롭게 출범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전 하원의원 맷 게이츠와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육군 전투 참전 용사이자 전 폭스 뉴스 앵커인 피트 헤그세스는 둘 다 성범죄 연루 의혹이 드러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트럼프가 국가 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전 민주당 의원 털시 개버드는 정보 분야 경력이 없으며 이란이나 러시아 등 미국의 적대국들에 대한 우호적인 견해를 피력한 인사다. 보건복지부 수장으로 임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 음모론'을 믿는데 보건 기관 수장이 됐다.
이날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한 코네티컷 민주당 의원 짐 하임스는 "이 사람들은 분명히 자격이 없고, 아시다시피, 그들은 매우 복잡한 조직을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칸소 공화당 의원인 프렌치 힐은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국민이 연방 정부가 추구하는 변화를 가장 잘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명할 특권이 있다"고 트럼프를 옹호했다.
그는 트럼프가 2017년에 집권했을 때 내각 구성원 중에는 개인적인 관계도 없고 업무적 배경도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이번에는 좋은 업무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바로잡고 싶어 한다"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나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에 대해서는 좋은 지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게이츠나 로버트 케네디, 개버드를 인준하기 위해 투표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은 역사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포기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더 나아가 트럼프의 초기 인선이 워싱턴 기득권에 충격을 주며 '지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인선이 "트럼프가 하려는, 권력의 균형을 다시 쓰고 정부의 핵심 부분을 폭파할 부관을 임명하려는 체제의 세대적 시험과도 같다"고 해석했다.
그래서 초기 인선을 '혁명' '어떤 대통령도 하지 않았던 워싱턴의 제도를 산산조각을 내는 새로운 캠페인'이라고까지 썼다. 트럼프가 "거대한 수류탄을 국가 수도 한가운데로 굴려 누가 도망가고 누가 그 위에 몸을 던지는지 장난기 어린 기쁨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표현도 했다.
NYT는 "그(트럼프)는 동료 공화당원을 공격하고 섹스와 마약 혐의를 방어하는 데 경력을 바친 폭탄 투척 의원(맷 게이츠 의미)을 선택해, 미성년 소녀 인신매매 혐의로 그를 조사했지만 기소하지는 않은 법무부를 운영하게 했다. 그는 의학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음모론자(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의미)를 선택해 보건복지부를 운영하게 했다"고 비꼬았다.
NYT는 과거 워싱턴에서는 유모에 대한 고용세를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내각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었던 반면 트럼프가 오래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 너무 도발적으로 인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기에서는 큰 반대를 받았던 지명자들(예를 들어 존 랫클리프)이 이제는 별다른 저항 없이 지나가고 있는 것을 우려하면서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일부러 더 논란이 많은 후보자를 내세워 주의를 끈 후 다른 덜 논란인 후보자를 통과시키는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공화당 상원에 반대 없이 신속하게 임명이 이뤄지기 위해 '휴회 인준'(Recess Appointment)에 동의해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헌법에 명시된 휴회 인준이 "의원들이 워싱턴까지 가는데 몇주 또는 몇 달이 걸렸던 시대의 법"이었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이제 "상원의 임명에 대한 조언과 동의라는 헌법적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이 권한을 사용하고자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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