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北 추가파병 막아야" vs 시진핑 "핵심이익 위협 좌시 안 해"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두 정상 마지막 정상회담, 한반도 이슈 입장차
반도체 수출통제 등 보호무역주의 두고도 공방…대만 문제로도 신경전
- 류정민 특파원, 정은지 특파원
(워싱턴·베이징=뉴스1) 류정민 정은지 특파원 = 미국과 중국 정상이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한 한반도에서의 군사 긴장 고조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양국 정상회담 직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 중국이 그간 공개적으로 밝힌 입장은 분쟁이 확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상기시켰다"라면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이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브리핑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은 (주변국에) 영향력과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사용해 더 많은 북한군의 투입에 따른 분쟁 확대를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간의 협력이 심화하면서 우리가 경고했던 도발적 행동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발 또는 추가 미사일 시험, 7차 핵실험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중국은 평화적 해결을 촉구해 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전략적 안보와 핵심 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있어 중국이 직접적인 영향력을 가급적 빨리 행사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이 중국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움직임이 한반도에서 있을 때 움직이겠다는 입장으로, 우선은 신중히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약 두 달 앞두고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미리 트럼프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날 회담에 앞서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은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은 해결책이 아니며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라며 "'작은 마당과 높은 담'은 큰 나라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수출 통제는 중국과의 광범위한 분리가 아닌, 중국과 맺고 있는 전체 무역에서 매우 작은 부분인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에 대한 것"이라면서 "반도체와 제조 장비는 특히 국가 안보 우려 측면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과잉생산이 세계 경제를 건강하지 않게 왜곡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설리번은 밝혔다.
한편, 대만 문제에 있어 시 주석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들의 행위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과 양립할 수 없다"라면서 '대만 독립'을 분명히 반대하며 중국의 평화 통일을 지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아울러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와 합법적인 상업활동, 국제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거듭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대면 정상회담은 이번이 3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정권을 이양하고 내년 1월 퇴임할 예정이어서 두 정상 간 대면 회담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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