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효율에서 외교까지 개입…머스크, 다음번 대권 도전 가능할까
헌법상 불가…미 상하원 3분의 2에 50개 주 4분의 3 찬성 받아야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탈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되는 일론 머스크가 정권 인수 초반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가 차기 대권을 욕심내는 게 아니냐는 농담 섞인 의혹도 제기된다.
트럼프 2기에서 신생 조직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된 머스크의 공식적인 임무는 연방정부 지출 삭감과 행정 절차 간소화지만 지난 11일 유엔 주재 이란 대사와 회동하는 등 외교가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개인 별장인 마러라고에 가족들과 머물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행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내각 직책 후보자들과의 회의와 면접에도 참여하고, 트럼프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에도 동석하고, 정부 주요 직책에 친구와 동맹들을 직접 모집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패스트컴퍼니는 머스크의 정치적 야망이 어디까지 뻗어 나갈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6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싱크대를 들고 백악관 집무실로 들어가는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이는 2022년 자신이 트위터 인수 당시 본사에 싱크대를 들고 갔던 일화를 재현한 일종의 밈이다.
하지만 미국 헌법상 머스크는 대통령·부통령직에 출마할 수 없다.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면 '태생적으로 미국 시민'이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머스크의 출마가 가능해지려면 미국 헌법을 고쳐야 한다. 헌법 개정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다. 상·하원 의석수의 3분의 2 승인과 50개 주 의회에서 4분의 3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장관 주지사 등등까지는 가능하지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여러 기업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겸직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개인적으로 쓴 금액만 2억 달러(약 2794억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머스크 본인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보다도 훨씬 많은 금액이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경험한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결국 머스크에게 반감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머스크가 행사에서 자신보다 돋보이거나 세계 지도자들과 소통을 주도하려고 할 때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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