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후 유명인사들 X '엑소더스'…블루스카이 등 대안 주목
X 떠난 공포소설 작가 스티븐 킹 "내 소설보다 트럼프가 더 무섭다"
대선후 X 계정 11만 개 '증발'…블루스카이는 100만 명 신규가입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크게 기여한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를 떠나는 유명 인사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공포소설 작가이자 트럼프 당선인에 비판적인 스티븐 킹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의 X 계정에 '독성'(toxic) 환경 때문에 X를 떠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킹은 "나는 트위터(X)를 떠난다"며 "남으려고 했지만, 이곳의 환경은 너무 독해졌다"고 썼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 스레드에서 날 팔로우(구독)하고 싶으면 하라"고 덧붙였다.
킹은 또 "내가 머스크를 트럼프의 새 영부인이라고 불렀다는 소문이 도는 걸 본다"면서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또 이 소문으로 인해 머스크가 자신을 X에서 쫓아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킹은 자신의 공포 소설보다 1기 트럼프 행정부가 더 무섭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킹은 지난 2022년 10월 X 사용자들에게 인증 유지 비용으로 20달러(약 2만 8000원)를 부과하기로 한 머스크의 결정에 대해 "엿이나 먹어라"라고 쏘아붙였고, 이에 대해 머스크는 "어떻게든 (유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8달러는 어떠냐"고 언쟁을 주고받은 바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X를 떠난 유명 인사는 킹 뿐만이 아니다. 영국 가수인 엘튼 존, 미국 배우인 제이미 리 커티스와 미아 패로, 우피 골드버그, 전 CNN 방송 앵커인 돈 레몬 등도 X를 떠났다. 영국의 진보 성향 일간지인 가디언지도 X 계정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대선 다음날인 지난 6일 총 11만 5414개의 X 계정이 비활성화됐다. 머스크가 X 소유주가 된 이후 가장 많은 수의 계정이 비활성화된 것이다.
8년간 X를 사용한 카라 워츠(39)는 NBC 뉴스에 X 플랫폼이 "더 이상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며 "열어볼 때마다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것이 쏟아져 나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여성 혐오 관련 내용이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X를 떠나 블루스카이나 인스타그램의 '스레드'로 몰려가고 있다. 블루스카이는 대선 후 1주일간 100만 명이 신규 가입해 전체 이용자가 1500만 명이 됐다고 밝혔다.
블루스카이는 2021년 출시된 사회관계망서비스로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고 X로 이름을 바꾼 이후 대체재로서 주목받아 왔다.
성을 밝히지 않은 미네소타의 블루스카이 이용자인 존(45)은 뉴욕타임스(NYT)에 대선 이후 자신의 블루스카이 계정 구독자가 2000명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블루스카이 계정을 만든 그는 "지난 1주간 (블루스카이가) 내가 트위터에 대해 한때 좋아했던 점을 닮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3일 월간 활성 이용자가 2억 75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노스캐롤라이나대 허스만 저널리즘·미디어스쿨에서 소셜 미디어와 정치 사이의 교차점을 연구하는 섀넌 맥그레거 부교수는 NYT에 대선 결과에 실망한 사람들이 X를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와 연관 짓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X의 콘텐츠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며 "(X에서) 대다수 사람이 매일 접하고 싶지 않은 극우, 백인우월주의, 음모론 게시물로 가득한 타임라인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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