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오려면 9달러 내라"…뉴욕시, 선거 끝나자 '혼잡통행료' 부활

초기 발표된 것보다 40% 낮춰…"대중교통 개선에 활용"

2024년 11월 14일 미국 뉴욕 시 맨해튼 자치구의 59번가와 렉싱턴 애비뉴에서 교통 체증 요금 기계 아래로 차들이 이동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무기한 보류한 맨해튼 주행 시 9달러(약 1만3000원)의 혼잡 완화 요금을 내년 1월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당초 주지사는 이 정책을 올해 6월 말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중단해 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컬 주지사는 이날 이같이 밝히며 60번가 남쪽의 맨해튼 주행 시 승용차에 대한 기본으로 9달러(초기 발표된 것보다 40% 감소)를 징수해 뉴욕의 지하철과 버스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통행료가 대중교통 개선을 위한 150억 달러의 부채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과 버스는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며, 차량이 붐비지 않는 시간대엔 할인이 적용된다. 또한 뉴저지에서 뉴욕으로 건너올 땐 이미 터널통행료나 교량통행세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이들 운전자의 부담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혼잡 요금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원래 6월 30일부터 60번가 남쪽 혼잡 지역 진입 승용차에 대해 주간에 15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행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고금리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서민층이나 중산층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없다며 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 지난 5일 하원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표를 깎아 먹을 수 있다고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혼잡 통행료를 부과하면 교통량이 17% 감소하고, 대기질이 개선되며, 대중교통 이용이 1~2%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런던에서도 2003년 비슷한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런던 중심가 혼잡 통행료 부과 구간에 진입하는 전차량에 하루 15파운드(약 2만7000원)를 부과한 것인데 이 제도로 교통혼잡은 감소하고 대기 오염 역시 감소했다.

뉴욕은 매일 90만 대 이상의 차량이 맨해튼 중심 상업 지구에 진입한다. 뉴욕시 교통국은 트럼프 취임 전 승인을 받기 위해 다음 주에 요금 승인 관련 투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교통부도 뉴욕주로부터 통행료 9달러 계획을 통보받았다면서 프로그램 발효를 위해 필요한 단계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지역 공화당 하원의원 5명은 이번 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터무니없는 혼잡 통행료 현금 징수를 중단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