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레드스위프' 달성…민주 '필리버스터' 대응 관측[트럼프 시대]

공화당, 백악관 이어 상·하원 모두 장악…정국 주도권 잡았다
필리버스터 풀려면 '60명 동의' 필요…"상원서 욕 들을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얏트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김예슬 기자 = 미국 공화당이 13일(현지시간) '레드 스위프'(Red Sweep)를 확정지으면서 다음 중간선거 이전인 최소 2년 동안은 확실한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레드 스위프는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쓰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모두를 장악하는 상황을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로써 자신이 생각하는 정책들을 큰 걸림돌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으로 '트럼프와 공화당의 공세'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은 상원에 이어 하원도 빨간색으로 물들이는 데 성공했다. 공화당은 앞서 상원(총 100석)에서 53석을 확보해 과반을 넘긴 데 이어 이날 435석 규모의 하원에서도 최소 218석을 확보해 과반을 점할 것이 확실시됐다.

트럼프는 정국 운영에 있어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됐다.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자신이 밀어붙이고자 하는 정책들에 대한 의회의 협조를 수월하게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원은 세입·세출에 관한 입안, 정부 예산안에 대한 우선 심의권 등을 갖고 있다. 상원은 대통령이 지명하는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준 권한 및 외국과의 조약 체결에 대한 승인권 등을 갖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에 따라 적잖은 위험이 예상되는 트럼프의 일부 정책들이 별 탈 없이 통과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가 소득세·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감세 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는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외에도 자신의 최우선 공약인 이민·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자금 조달 건을 비롯해 교육부 폐지와 같은 정책들을 거침없이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지원 등 의회 협조가 필요한 대외 정책도 이에 포함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얏트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총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4.11.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민주당도 앞서 백악관 및 상·하원을 장악했을 때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을 세게 밀어붙인 바 있다. 청정 에너지 생산 및 제조업 촉진을 골자로 한 대규모 자금 지원 패키지 제정, 하원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한 일 등이 그렇다.

다만 트럼프와 공화당이 모든 정책을 저항 없이 통과시키긴 어려울 전망이다. 필리버스터 제도 때문이다.

소수당인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레드 스위프'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버스터는 의회에서 다수당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 법안 및 정책을 통과시키는 상황을 막기 위해 소수당이 법률이 정한 범위 내에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뜻한다.

필리버스터를 풀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100명 중 60명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공화당이 확보한 의석 수는 이보다 적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때문에 "내년에 트럼프가 취임하면 미국 상원에서 'F***'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