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美정부 고강도 조직 개편의 칼 쥐게 됐다…'DOGE 장관'(종합)

트럼프, DOGE "정부 외부에 존재…민간 일하며 상원 승인 없이 봉사 가능"
머스크 "민주주의가 아닌 관료주의에 위협 될 것…모든 활동 X에 공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4.11.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도지코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머스크와 자신의 최측근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줄이며, 낭비적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구조조정을 할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신설 조직인 정부효율부의 약자는 'DOGE'로, 머스크가 홍보하는 암호화폐 '도지코인'과 이름이 같다. 선거 기간까지만 해도 '정부효율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로 예상됐지만, 이번 성명에서는 '부'(Department)로 명명됐다.

트럼프는 이 조직이 "정부 외부"에 존재할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조직의 지위나 성격은 설명하지 않았다. 예산이 얼마이고, 두 리더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도 밝히지 않았지만 독립선언서 서명 250주년이 되는 2026년 7월 4일까지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단 DOGE를 신설함으로써 "머스크와 라마스위미가 민간 부문에서 계속 일하고, 상원의 승인 없이도 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머스크의 경우 테슬라·엑스(X)·스페이스 엑스 CEO 자리를 내려놓지 않고도 정부 일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트럼프는 DOGE가 백악관 및 관리예산실과 협력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정부)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진행된 원자폭탄 개발 계획이다.

머스크는 대선 운동 때부터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해 왔다. 그는 이번 선거가 '화성 식민지화'라는 자신의 꿈을 방해할 규제를 없애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순자산 3000억 달러(약 422조 원) 이상을 보유한 그는 트럼프 캠프에 선거 자금으로 2억 달러(약 2800억 원)를 쾌척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지지자로 부상했다.

트럼프 당선 후에는 미국 외교 및 내정에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며, 지난주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는 자리에 동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머스크에 정부효율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국가에 헌신하고 싶다며 수락했다.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에 게시한 AI 생성 이미지 갈무리. (출처 : 일론머스크 X) 2024.11.12/

머스크는 DOGE의 중추역을 맡은 것 외에도 트럼프 대선 승리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테슬라 주가는 약 50% 급등했고 도지코인은 트럼프 당선 이후 일주일 만에 가격이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자신의 회사를 돕고 정부로부터 우호적인 대우를 받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임명 발표가 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에 공식 성명을 공유하고 "이것은 체계와 정부 낭비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충격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아니, 관료주의에 위협이다!!!"라는 게시글도 올렸다.

그러면서 "정부효율부의 모든 활동은 투명성 극대화를 위해 온라인에 게시될 것"이며 "여러분의 세금을 가장 어리석게 지출한 순위표도 만들겠다. 이것은 매우 비극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유세에서 미국의 6.7조 달러(약 9414조 원) 예산에서 최소 2조 달러(약 2810조 4000억 원)를 삭감할 수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한편 머스크와 공동으로 DOGE를 이끌 라마스와미는 지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연방 기관을 없애겠다는 공약을 내건 인물이다. 그가 언급한 연방 기관에는 FBI, 주류·담배·화약·폭발물 관리국, 교육부, 원자력규제위원회, 농무부 산하 식품영양국 등이 포함돼 있다.

라마스와미는 이번 지명으로 오하이오주(州) 상원의원 후보에서 사퇴했다. 기존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은 J.D. 밴스 차기 부통령이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