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맘껏 타요"… 캐나다 소도시, 대중교통 무료화에 이용객 급증[통신One]
대중교통 이용 증가로 사회적 형평성 및 환경 보호 기여
대도시는 막대한 추가 자금 필요… 규모에 맞춘 대중교통 정책 필요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작은 도시 오렌지빌에서 시작된 무료 대중교통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3년 초 요금을 전면 폐지한 이후 버스 이용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도시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올해 말까지 150~1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사 포스트 오렌지빌 시장은 "무료 대중교통이 지역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라고 전했다.
오렌지빌의 버스가 무료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시범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주민들의 삶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이 도시는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2027년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요금 폐지 덕분에 승객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저소득층과 노인층, 학생들에게 대중교통이 훨씬 유용해졌다.
실제로 많은 시민들이 무료 버스를 통해 병원 예약이나 학교, 아르바이트 등 필수적인 활동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한 주민 비비안 페토는 "무료 버스로 아들의 학교와 여러 약속 장소에 다닐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페토는 "이 버스가 없으면 어디도 갈 수 없을 것"이라며 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료 대중교통은 단지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이점을 가져오고 있다. 지역 식품 은행 이용자들은 요금을 아껴 생활필수품을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오렌지빌처럼 소도시에서 무료 대중교통이 활성화되면 도로 교통량 감소와 대기오염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도 무료 대중교통을 검토 중이다. 미국 보스턴은 저소득층이 많은 특정 지역 버스 노선을 무료로 운영 중이며, 뉴욕시는 일부 노선에서 무료 버스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오렌지빌처럼 소규모 도시는 무료 대중교통 운영이 비교적 수월하지만, 대도시에서는 재정 부담이 커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토의 교통 컨설팅 회사 'Left Turn Right Turn'의 CEO 유발 그린스펀은 "대도시는 요금을 없애기 위해선 막대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렌지빌과 같은 중소 도시는 요금 수입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므로 무료 운영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제로 2019년 오렌지빌의 대중교통 요금 수입은 약 15만 달러(약 15억 원)로, 전체 예산 120만 달러(약 120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했다. 무료 운영을 통해 요금 징수와 관련된 행정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예산 활용이 더 효율적이다.
오렌지빌의 성공 사례는 벌링턴, 위니펙, 빅토리아 등 여러 캐나다 도시가 무료 대중교통 도입을 고려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벌링턴 시는 이미 청소년과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교통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이 프로그램이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지역사회 참여를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벌링턴의 마리앤 미드 워드 시장은 "무료 대중교통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벌링턴 시의회는 청소년과 노인 외의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대중교통을 확대할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Left Turn Right Turn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그 결과는 올해 말 발표될 예정이다.
온타리오주의 오렌지빌이 시작한 무료 대중교통 실험이 캐나다 전역으로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캐나다 내 여러 도시가 비용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책을 계속 모색하는 만큼, 무료 대중교통은 앞으로도 꾸준히 논의될 주제임이 분명하다.
오렌지빌의 성공은 단순히 주민들의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대중교통이 어떻게 지역사회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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