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서 '진보 대법관' 소토마요르에 자진 사퇴 요구한 이유는
당뇨병 앓아…트럼프 때 임기 마무리하면 '대법원 보수화' 우려
'긴즈버그 사례' 거론돼…다만 소토마요르는 '사임 계획' 없어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소니아 소토마요르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70)이 진보 진영으로부터 자진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다만 소토마요르는 조기 사임에 대한 뜻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대법관은 자진 사퇴 또는 탄핵을 당하지 않는 이상 종신 임기가 보장된다.
11일(현지시간) 보도를 종합해보면 최근 진보 진영 일각에서는 소토마요르에 대한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9년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민주당)에 의해 인선된 소토마요르는 여성으로서는 세 번째, 히스패닉으로서는 미 최초로 대법관에 오른 인물이다.
진보 진영은 왜 소토마요르의 사임을 요구할까. 현재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인 가운데 또 한 명의 보수 대법관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봐서다.
소토마요르는 유년 시절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이에 진보 진영에서는 만약 소토마요르가 조 바이든 현 대통령(민주당) 퇴임 후 임기를 마무리하거나 사망할 경우, 내년 1월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공화당)이 또 보수 성향 대법관을 발탁해 '대법원 보수화'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87세로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상황이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긴즈버그는 여러 차례 암 투병을 했고 이에 2010년 오바마 집권 당시 진보 진영에서 자진 사퇴 요구가 있었으나 이를 거부했다.
긴즈버그가 2020년 췌장암으로 사망하자 당시 대통령직에 있던 트럼프는 보수 여성 대법관인 에이미 코닌 배럿을 후임으로 발탁해 앉혔다.
이에 따라 '6 대 3'으로 보수 성향 우위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은 진보 성향 정책을 연이어 폐기했다. 2022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공식 폐기한 게 대표적이다.
다만 소토마요르는 사임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CNN 방송은 소토마요르와 가까운 인사를 인용해 "그녀는 건강이 매우 양호하며, 법원은 그 어느 때보다 그녀를 필요로 한다"고 보도했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