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결혼·출산 안해"…미국서 한국형 '4B 운동' 관심 급증

비혼·비출산·비연애·비성관계 의미하는 '4B 운동'
"미국 여성들, 생존할 수 있는 방법 찾기 위해 노력"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히스패닉 여성 유권자 대상 타운 홀 행사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10.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한국의 '4비(非) 운동'이 미국 여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국 여성들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시작된 '4비 운동'을 '4B 운동'(4B movement)으로 지칭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4비 운동이란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를 뜻하는 신조어다. 여성의 낙태권을 부정하고 성추행 혐의를 받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여성들이 4B 운동을 통해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미국에서 '4비 운동'의 검색량은 트럼프의 당선이 가시화된 6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약 50만회의 검색량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여성 애슐리 폴라드(36)는 4B 운동을 접하고 "남성을 (삶에) 너무 깊게 관여시키지 않고 내 삶이 어떤 모습인지 찾아봐야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폴라드는 이는 남성에 대한 복수심이라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가장 우선으로 두겠다는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성들이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여성들의 기쁨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주희 한 젠더학 교수는 이 운동이 "성별 이분법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많은 여성이 트럼프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 교수는 이를 "많은 미국 여성이 힘을 얻고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4B 운동 같은 것뿐만 아니라 생식권과 성평등을 위한 투쟁이 분명히 미국만의 관심사가 아니라는 인식을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