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법명령 우려에 미 국방부 관리들 대응책 논의"

트럼프, 대선 전 "내부의 적과 급진 좌파에 군 병력 사용해야"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워싱턴 백악관에서 고위 군 지도자들과 회의에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배석한 가운데 발언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군에 불법적인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을 우려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CNN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국방부 내부에서는 논란이 될 수 있는 국내 정치 사안에 군 병력을 이용하거나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물만 기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트럼프는 선거일에 시위가 있을 수 있다며 "내부의 적"과 "급진 좌파 미치광이"를 처리하는 데 군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CNN에 "우리 모두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려고 계획하고 있으나 현실은 아직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CNN은 군 통수권자의 잠재적인 권력 남용으로부터 군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방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소속 변호사들도 군 지도자들에게 명령의 적법성에 관해 권고 정도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1월 1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낙태를 반대하는 '생명을 위한 행진' 모임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년 1월 2일 퇴임하는 켈리 비서실장은 30일 (현지시간)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것은 "뼈가 으스러질 정도로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재임 당시 트럼프는 군 지도부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과 해병대 장성 출신인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은 그의 권위주의적 충동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전직 관리는 "당시 백악관과 국방부의 관계는 정말, 정말 나빴기 때문에 이번에 국방부에 배치할 사람들을 어떻게 선발할지가 최우선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밑에서 근무했던 전직 국방부 고위 관리는 남부 국경의 세관국경보호국 임무에 병력이 추가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 육군 관계자는 CNN에 트럼프 행정부가 국경 임무를 위해 병력 수천 명을 파견할 수는 있지만 이는 외국의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군의 태세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또한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7일 군에 보낸 메모에서 "미군은 정치적 영역에서 멀어지고 원칙과 전문성으로 국가를 수호하며,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 소중한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설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항상 그래왔듯 미군은 차기 최고 사령관의 정책 선택을 수행하고 민간 지휘 체계의 모든 합법적인 명령에 따를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며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전투력을 갖춘 미군은 국가와 헌법, 모든 시민의 권리를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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