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수익률 급등, 인플레 촉발하는 트럼프에 대한 경고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거의 모든 자본시장이 랠리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예외인 시장이 있다. 바로 채권시장이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기 전부터 채권수익률(시장금리)은 급등하기 시작했다. 채권 매도세가 나오며 채권 가격이 급락하자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는 것.(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7일(현지시간)에도 이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미국 국채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급등, 한때 4.5%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 7월 2일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이날은 미국의 중앙은행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채권수익률이 떨어져야 정상이다. 그럼에도 채권수익률은 급등했다.
이는 시장이 ‘부채의 제왕’ 트럼프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블룸버그가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은행 등에서 자금 조달을 잘 한다는 의미로 스스로를 ‘부채의 제왕’으로 부른 적이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재정 팽창 정책을 써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채권전문가인 야르데니 리서치의 창업자 에드 야르데니는 이같은 채권 시장 움직임에 대해 "채권시장은 미국의 재정적자가 이미 매우 큰 상황에서 트럼프가 재정 팽창 정책을 구사해 재정적자가 더욱 늘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정 팽창 책으로 10년물 채권수익률이 다시 5%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미국의 재정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의회 예산국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인해 2034년 말까지 정부 부채가 약 48조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현재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배에 해당한다. 보통 정부 부채는 선진국의 경우, GDP의 100% 내외를 적정 수준으로 본다.
더욱 문제는 트럼프의 정책을 제어할 장치도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공화당이 행정부를 장악했고, 상원을 장악한 데 이어 하원도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하원은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았다)
만약 하원까지 공화당이 장악할 경우, 트럼프는 마음대로 재정팽창 정책을 쓸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는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시장의 채권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ino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