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인사·강력한 거래주의'…트럼프 2기 외교정책 핵심[트럼프 시대]
"극단적 파벌 우위 점하고 관료 집단 입지 좁아질 것"
"적나라한 거래주의…동맹관계 불안정·적국엔 기회"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외교 정책은 1기 때보다 더 거침없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극단적 인사'와 '보다 강력한 거래주의'가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의 키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6일(현지시간) 피터 피버 듀크대학교 정치학 및 공공정책 교수는 미(美) 국제 외교 저널 '포린 어페어스'에 게재한 '트럼프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에 대해 이같이 짚었다.
그는 예측 가능한 위험이지만 그 영향을 간과해 온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뜻하는 '회색 코뿔소' 이론을 들어 "회색 코뿔소는 오래 전부터 예견된 혼란이면서도 발생했을 땐 여전히 충격적"이라며 "이것이 미국 외교 정책에 충돌했다"고 말했다.
피버 교수는 지난 재임 때를 바탕으로 트럼프가 새로운 임기 동안 어떤 일을 시도할지 일부 예측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과정이나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면서 '알려진 무지'(known unknown)라는 표현을 썼다.
'알려진 무지'란 '항공기가 추락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추락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을 가리킨다. 즉 위기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는 것이다.
피버 교수는 다만 "두 가지 주요 사항은 분명하다"며 첫 번째로 인사가 정책을 형성할 텐데 "이번에는 더 극단적인 파벌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들은 온건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딥 스테이트'(deep state·관료 집단)로 간주되는 민간 및 군 전문가들의 입지를 좁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자신의 '이너 서클'(inner circle·내부 핵심 집단)을 지배하고 있는 주변 인물들을 고위직에 앉히기로 결정한다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덜 급진적인 인물들이 첫 번째 임기 동안 트럼프를 설득해 추진하지 못하게 했던 것 등, (트럼프는 이전보다) 많은 계획을 수행하기로 결심한 팀과 함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피버 교수는 트럼프 외교의 본질인 '적나라한 거래주의'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평하는 한편 "그(트럼프)가 특유의 거래를 시도하는 맥락은 극적으로 변했다"고 했다.
이는 세계에서 '두 개의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이 진행 중인 상황 등을 지렛대로 트럼프가 보다 극단적인 거래주의 외교 정책을 진행시킬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피버 교수는 트럼프의 거래주의 외교를 통한 미국과 동맹국들 간 관계는 불안정할 것이란 취지로도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트럼프를 아첨하고 달래려고 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거래적이고 단기적인 접근 방식으로 동맹국들은 얻을 수 있는 것은 얻으려 하고 보답은 피하려 할 것이다. 이는 기껏해야 가짜 협력을 낳고, 최악의 경우 문제를 악화시키는 외교 형태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의 복귀는 소위 미국의 적대국들 사이에서는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피버 교수는 짚었다.
대표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들었다.
피버 교수는 "트럼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도록 강요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이득을 공고히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피버 교수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겠다고 한 막대한 관세에 있어서는 "중국 경제는 (이로 인해) 약간의 고통을 겪을 수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고통은 더 크고 즉각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가 대만을 향해 방위비 추가 부담을 요구한 것을 대표 사례로 들면서 이런 요구가 아시아의 안보에 보탬이 될진 의문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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