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 보도한 기자들 "출입 금지"…언론 탄압 시동 거나
VOA·악시오스·폴리티코 등 소속 기자 최소 6명 출입증 취소
미 언론 학술지 "트럼프 행정부, 언론에 파괴적 영향 미칠 것"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4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선언한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컨벤션 센터를 취재하려던 미 언론인 최소 6명이 출입을 금지당했다.
미국의소리(VOA)는 6일(현지시간), 자사를 포함해 악시오스·폴리티코·퍽(Puck) 등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 6명의 출입증이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폴리티코 소속 기자는 사전 승인을 받고도 돌연 출입을 거부당했는데, 한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현장 책임자가 백인 민족주의자라는 기사가 나간 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
퍽 소속 정치부 기자 타라 팔머리 역시 '선거의 밤' 특집 방송차 "트럼프 '선거의 밤' 파티를 취재하겠다고 했지만, 내 보도로 트럼프 캠페인 매니저를 화나게 했고 그들은 내 (출입) 자격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말했다.
트럼프 캠페인 대변인은 CNN의 논평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았지만, 캠프 공동 의장인 크리스 라시비타는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팔머리가 "헛소리를 쓰는 경향 때문에 선거의 밤 취재차 (신청한) 마러라고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썼다.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는 정기적으로 언론사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그는 취재원 보호를 위해 기밀 출처를 밝히지 않는 기자들을 감옥에 가두겠다고 공언했으며, 언론사들이 "반역"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에도 백악관에 출입하는 CNN 소속 기자의 취재 자격을 박탈했다가 CNN이 소송을 제기한 후 이를 번복했다.
미국의 저널리즘 학술지,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CJR)는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에 "파괴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된다"며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돌아온 것과 관련해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결과는 (역으로) 가장 널리 퍼질 것"이라 했다. 즉 "언론인이 자기 검열을 하거나 보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앞서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 교수는 이런 현상을 '선행적 복종(anticipatory obedience)'이라 명명하고 억압적인 정부가 집권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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