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여론조사, 세 번 연속으로 틀렸다…접전 아니고 '압승'[트럼프 당선]

대다수 여론조사기관, 두 후보 간 접전 전망
NYT "선거인단, 트럼프 306명·해리스 232명"

6일(현지시간)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카운티 컨벤션센터에서 정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24.11.0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16년, 2020년 여론조사기관들을 울렸던 대통령 선거 결과가 다시 한번 예상을 빗나갔다.

당초 여론조사기관들은 두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거인단을 300명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압승'을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미국 동부표준시 기준 6일 오전 1시28분(한국시간 오후 3시28분)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확률을 96.0%로 내다봤다.

미 대선은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달성하는 자가 승리하는 구조인데, DDHQ는 현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0명을, 해리스 부통령이 213명을 확보했다고 봤다.

뉴욕타임스(NYT)도 6일 오전 1시(한국시간 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고 보고 당선 가능성을 95% 이상으로 내다봤다.

NYT는 현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06명,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2명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스뉴스도 동부표준시 기준 6일 오전 2시20분(한국시간 오후 4시20분)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277명을 확보했다고 봤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26명이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5일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일에 워싱턴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서 전화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4.11.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패배 인정'을 하게 된 건 다름 아닌 여론조사기관이다.

지난 3일자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경합주 조사를 기준으로 해리스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에게 뒤처지고 있지만 단 0.3%포인트(p) 차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7개 경합주 중 무려 4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7개 경합주에서 7879명의 투표 참여 의사가 분명한 유권자(likely voter)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개 주에서 앞서고 2개 주에선 동률을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해리스 부통령은 네바다주에선 49% 대 46%,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선 48% 대 46%, 위스콘신주에선 49% 대 47%, 조지아주에선 48% 대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우세했으며 애리조나주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 대 45%로 우세했다.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에선 두 후보 모두 각각 48%와 47%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물론 이 여론조사들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인 만큼 승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주요 여론조사기관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을 예상한 곳은 없었으나, 워싱턴포스트(WP)는 여론조사의 오류 때문에 실제 결과에서는 두 후보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WP는 지난 4일 "모든 경합주는 일반적인 오차범위 내에 있다"며 "일반적인 규모의 여론조사 오차가 발생한다면, 한 후보가 경합주를 '싹쓸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2016년 11월9일(한국시간)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2016 미국 대선 시청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사진 앞을 지나고 있다. 2016.1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통령 선거는 여론조사가 예측을 실패한 대표적인 예다. 파이브서티에잇(538)을 비롯한 여론조사기관들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될 확률을 71.4%,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을 28.6%로 예측하며 힐러리 전 장관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힐러리 전 장관은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 230만여 표, 1.7%를 앞서고도 선거인단 232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반인 270명을 훨씬 넘는 306명을 확보했다.

WP는 2016년 대선 상황을 두고 "트럼프는 네바다주를 제외한 모든 경합주에서 과소평가를 받았다"며 "여론조사원들은 유권자의 '교육' 항목에 가중치를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학력 백인층에서 큰 지지를 얻었다.

2020년에도 여론조사기관들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0년 대선에서도 여론조사는 백인 유권자와 노년층 유권자의 비율을 과소평가했고, 도시 지역에서 바이든의 지지를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