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기후 변화가 사기라는 트럼프 당선 "지구야 미안해"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기존의 세계 무역 질서가 파괴되고, 한국, 대만 같은 나라는 방위비 분담을 더 해야 하는 등 그 영향이 일파만파로 확산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자 6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하고, 코스피가 0.52% 하락하는 등 한국 자본시장도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가장 큰 피해자는 지구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기후 변화는 과학자들의 거대 사기"라고 주장하는 등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기차도 무시하고 있다. 그는 제너럴 모터스(GM) 등 기존의 완성차 업체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전기차 지원 정책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 8월 한 유세에서 “내가 재집권하면 당장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를 사면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가 이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것. 그는 "전기차는 멀리 가지 못하고 비싸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바이든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전기차 명령’을 당장 철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의 캠프에 합류한 뒤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전기차 확대 정책을 반대할 뿐 전기차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기본적으로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업체가 공존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인센티브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특히 원유 시추 등 화석연료 산업도 계속 발전시킬 것임을 공언하기도 했다.
현재 지구의 날씨는 미쳤다. 한국도 올해 열대야가 9월까지 지속되는 등 기상 관측이 이래 최장기 열대야를 기록했다. 11월에도 한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등 더위가 가시지 않아 남부 지방은 아직도 단풍이 들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자 같은 무지렁이 백성도 기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기후 변화가 과학자들의 거대 사기라고 폄훼하고 있다.
기자는 86세대(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다. 살 만큼 살았다. 걱정은 자식뻘인 2030세대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지금의 속도로 계속된다면 2030이 지구에서 계속 살 수 있을까?
최근 세계의 젊은이들이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각종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앞으로 지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데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그 아이에게 못 할 짓이다. 최근 젊은이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것은 나름대로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이같이 기후 변화 심각한 데 기후 변화를 무시하는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화석연료를 지금처럼 마구 쓸 전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에너지원은 △석유·천연가스 43% △석탄 17% △풍력 12% △태양광 10% △원자력 8% 순이다. 화석연료 비중이 60%다. 이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특히 지금이 아니면 지구 온난화를 영원히 되돌릴 수 없을 것이란 경고가 쏟아지는 등 중차대한 시점에서 기후 변화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지구는 계속 아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흔히들 “날씨가 미쳤다”고 한다. 날씨가 미친 것이 아니다. 사람이 미친 것이다. 인간이 무분별하게 화석연료를 소비해 지구는 아프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같은 위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이 됐다. "지구야 정말 미안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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