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낙선시 내전"…부정선거 음모론에 폭력사태 '빨간불'[미 대선]

유로뉴스, 밀워키 유세장 인터뷰…"국군통수권자 해리스 못믿어"
"트럼프 60% 득표" 낙관론 팽배…사법당국, 선거 경계태세 강화

1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 현장에서 지지자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2024.11.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오는 5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론 조사상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는 초박빙 상황이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트럼프 낙선 시 부정 선거로 간주, '내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본 이들도 나오고 있다. 대선 직후 대규모 폭력 사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4일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유세 현장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 결과를 매우 낙관했다. 30대 소매업 종사자 홀리는 "민주당이 가짜 투표로 트럼프를 막으려 하겠지만, 그는 충분한 표를 갖고 있다"며 "트럼프가 그들을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당선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홀리는 망설임 없이 "내전이 있을 것"이라며 "국군 통수권자인 해리스를 과연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내전이 발발할 경우 유럽으로 이민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지지자는 트럼프가 미 전역에서 최대 60%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압승한 1984년 득표율(58%)을 넘어서는 신기록이다. 또 다른 지지자는 '카멀라는 흑인이 아니다. 조 바이든(대통령)은 치매에 걸렸다'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대선 막판 두드러진 남녀 유권자 간 표 대결 양상도 엿볼 수 있었다. 문제의 티셔츠를 입은 남성 지지자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질문에 "일부 여성들은 행복해질 수 있겠지만,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번 대선에서 생식권(임신·출산·낙태 결정권)을 전면에 내세워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한 해리스에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불법 이민과 고물가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추켜세웠다. 한 여성 지지자는 "해리스가 당선되면 검증되지 않은 이민자들이 난입할까 봐 걱정된다된다"며 "트럼프는 프래킹(석유·천연가스 추출을 위한 암석 파쇄술)을 허용해 생활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리스에 대한 적개심은 컸다. 중년 여성 지지자는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오바마 정부로부터 공산 사상을 주입받았다"고 단언했다.

현지 사법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수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에는 지난 2일 자전거 거치대로 만든 장벽이 설치됐고, 백악관에는 8피트(2.5m) 높이의 철제 울타리가 등장했다고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까지 오리건, 워싱턴, 네바다를 비롯한 최소 17개 주가 총 600명의 주 방위군 병력에 대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회의사당 앞에 자전거 거치대로 만든 장벽이 폴리스 라인으로 설치됐다. 2024.11.02.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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