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 범죄자·마약 안 막으면 관세 부과…최대 100%"
트럼프에게 관세는 '만병통치약'…경제 이어 이민·마약까지 대처
"향후 10년 간 1조 달러 세금 국민에게 부담될 것" 우려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멕시코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 현장에서 "(멕시코가) 범죄자와 마약이 우리나라(미국)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으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멕시코 제품에 대해 즉각적으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는 100%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관세가 효과가 없으면 관세를 대폭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효과가 없다면 50%로 올리고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75%로 올릴 것이고 그다음에는 100%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관세를 경제 정책의 일환으로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이민과 마약에까지 관세를 동원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긴다. 그는 첫 임기 동안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선거 운동 초기에도 중국이 멕시코에 건설 중인 자동차 공장에 대한 대응책으로 멕시코에 대한 관새 부과를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이번 선거 유세 기간 관세를 "지금까지 발명된 것 중 가장 위대한 것",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부르는 등 관세의 이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킴 클라우징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작년에 멕시코에서 4760억 달러를 수입했으며 이는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금액"이라며 "이러한 수입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연간 약 1000억 달러, 향후 1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징은 이어 "멕시코 수입품에 예외적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파트너들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던 제이슨 퍼먼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대해 "향후 10년간 1조 달러의 세금을 미국 국민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경제에 더 해로운지, 미국의 지정학적 입지에 더 해로운지 알 수 없지만, 둘 다 나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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