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 "우리가 이긴다" 허풍…내부적으론 불안감에 '덜덜'
쓰레기섬 발언·높은 조기투표율·경합주 결과에 마음 못 놓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들의 보좌진이 대다수 국민이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보는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주요 경합 주의 결과, 쓰레기 섬 발언의 여파가 어떻게 나올지 몰라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인 가디언은 여러 트럼프 자문위원, 여론 조사원, 보좌관 및 트럼프 측근들과 인터뷰한 결과 트럼프 측이 자신들의 승리에 자신감을 보인다고 전했다. 단 이들 역시 이처럼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보좌진의 자신감은 두 가지에서 나온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주요 주에서 앞서며, 특히 네바다 같은 지역의 조기 투표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대다수 국민이 현재 미국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현 행정부에 불리한 설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트럼프 측은 유권자들의 이런 인식을 승리 모멘텀의 선행 지표로 보고 있다. 그래서 네이트 실버와 같은 선거 예측자들은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55%, 해리스의 승리 확률을 45%로 예측한다.
이처럼 트럼프 캠프가 공개적으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트럼프가 패배할 경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측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기대감을 공개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의도적으로 써 왔는데, 이는 해리스가 이길 경우 즉각 불만의 목소리로 터져 나올 수 있다. 특히 격차가 근소하거나 처음에 공화당 물결이다가 늦게서야 민주당의 표가 밀려들 경우 더욱 그럴 위험이 커진다.
트럼프는 지난주 "하늘에서 신을 내려보내 투표 집계기를 맡길 수 있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주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며 허풍을 떨었다.
하지만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선거인단 270명 확보에 결정적인 경합 주 펜실베이니아에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최근 내부 여론조사 일부 수치가 너무 낙관적이어서 보좌진은 정확성에 대해 불신을 품고 있다. 또 올해는 반드시 되찾아야 하는 노스캐롤라이나에 대해서도 불안해했다. 트럼프가 마지막 주말에 매일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한 것이 그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디언은 썼다. 노스캐롤라이나는 당초 2016년과 2020년에 트럼프가 이긴 곳이라 다른 러스트벨트 경합 주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는데, 최근 해리스에게 뒤지고 있다.
또한 조기투표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도 기록적으로 많이 조기 투표에 참여해 트럼프 보좌진이 기뻐했지만, 이것이 어차피 트럼프를 찍을 사람들이 먼저 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유권자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한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의 영향을 측정할 방법이 없는 점도 트럼프 캠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보좌진은 이 말이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수천 명의 푸에르토리코 가족을 화나게 했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반면 해리스 캠페인은 트럼프의 발언을 이용해 그를 분열적이고 파시스트적인 인물로 몰아붙였으며, 파시스트라는 꼬리표와 낙태권 지지, 생활비 절감 약속 등 세 가지 메시지로 온건 공화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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