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美대선 D-1, 중국은 내심 트럼프 당선 원한다…왜?
-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중국은 누구의 당선을 원할까? 미국에서 반중 정서가 어느 때보다 강해 누가 당선되든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두 후보 중 중국 입장에서 틈이 많은 후보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다.
일단 트럼프 후보는 고립주의 노선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가 우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퍼부은 데 비해 민주당 출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서방 세력을 결집,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해 중국을 국제무대에서 소외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제무대에서 지금같이 중국이 소외된 적은 1989년 6·4 톈안먼(천안문) 사건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당선돼 피아를 구별치 않고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 서방 동맹에 균열이 발생, 중국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 국제무대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또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 세계 자유 세력을 한데 모아 러시아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을 견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의 분쟁에 적극 개입한다.
그러나 공화당 트럼프는 미국도 먹고살기 힘든데 왜 미국이 세계 각국의 분쟁에 개입해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집권하면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는 등 다른 나라의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꺼린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집권하면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이 조기 종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는 중국도 바라는 바다.
가장 중요한 것이 대만이다.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하고 있는 민주당의 경우, 대만 문제에 더 적극적이다.
예컨대, 민주당 출신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이 중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2022년 8월 대만을 직접 방문, 차이잉원 당시 총통과 만난 것은 유사시 대만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시다.
공화당도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만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만과 약간의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대만이 대만 보호를 위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는 "대만은 우리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 갔다. 게다가 엄청나게 부유하다. 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의 방위비를 부담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한국에 취했던 입장과 같다. 트럼프는 집권 시 한국의 방위비 분담을 증가시킨 것을 자신의 업적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대만에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대만 간 약간의 내홍이 불가피한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에 불리한 것은 관세다. 그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 관세는 물론, 특히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중국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세율 2000%까지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엄청난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18년이다.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 버티고 있다. 만약 다른 나라였다면 진즉 망했을 것이다.
중국도 수출이 둔화해 경기가 후퇴하는 등 어느 정도 타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타격은 아니다. 14억 명 내수시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관세만 감내하면 트럼프 당선이 해리스 당선보다 중국에 훨씬 더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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