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체니에게 총 조준되도록"…해리스 "대통령 자격 없어"
체니 "트럼프, 반대하는 사람 위협…독재자의 자유 파괴"
애리조나, 트럼프 '살해 협박'으로 주법 위반 여부 조사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을 두고 '총'과 관련된 폭언을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10월 31일) 애리조나주에서 진행된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과 함께 한 유세 행사에서 당내 가장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체니 전 의원을 두고 "급진적인 전쟁 매파"라고 규정했다.
트럼프는 이어 "소총을 든 그녀를 향해 9개의 총구가 겨눠지는 곳에 서 있도록 하자"며 "총이 그녀의 얼굴에 조준됐을 때 그녀가 어떻게 느끼는지 보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한때 하원 지도부 서열 3위였던 체니 전 의원을 향해 "매우 멍청한 사람", "바보"라고 칭했다.
체니 전 의원은 '당의 어른'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다. 트럼프의 부추김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는 2021년 1·6 의사당 습격 사건 등을 계기로 트럼프와 완전히 틀어졌다.
올해 9월 체니 전 의원은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해리스와 공동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체니 전 의원은 트럼프의 '총 발언'과 관련해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것이 독재자가 자유 국가를 파괴하는 방식"이라며 "그들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독재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소하고 보복적이며, 잔인하고 불안정한 사람에게 국가와 자유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도 이에 가세했다. 그는 이날 위스콘신에서 유세 집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그러한 수사를 사용하는 사람은 분명히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우리는 복수와 보복에 대한 욕망이 잠재돼 있는 트럼프에게서 이런 종류의 폭력적 수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는 '내부의 적'이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특히 이를 군(軍)을 통해 정리하겠다는 발언 등도 한 적이 있다.
아울러 해리스는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 첫날 '적의 명단'을 검토하겠지만 나는 당선 시 '할 일 목록'을 가지고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애리조나주 법무부 장관은 트럼프가 체니 전 의원에 대해 '살해 협박'으로 주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일련의 상황에 잔뜩 뿔이 났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체니에 대해 말한 것은 그녀가 매파이자 멍청이라서 스스로 싸울 배짱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죽음의 현장이 벌어지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앉아 말하기는 쉽지만 총을 손에 쥐어주고 싸우러 가라고 하면 '싫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아버지(딕 체니)는 중동과 다른 곳을 파괴하고 그렇게 해서 부자가 됐다"며 "그는 수많은 사람을 죽게 만들었지만 아마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국가 운영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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