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백인 여성 등에 업고 경합주 잡을까…"히든 해리스 관건"
백인 여성, 유권자 약 30% 차지…2016·2020 때 트럼프 선택
"클린턴과 달리 여성 유권자 보편적 지지 끌어낼 수 있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금까지 주목받지 않았던 '백인 여성' 유권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인 여성은 미국에서 가장 큰 투표 참여 인구로, 유권자의 약 30%를 차지한다.
백인 여성 유권자들은 지속적으로 매우 높은 투표율을 보여왔는데, 2016년과 2020년 두 번의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백인 여성의 47%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5%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투표했다. 2020년에는 53%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6%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이 때문에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은 백인 여성 유권자들이 클린턴 전 장관이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았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NYT는 "하지만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기울일 수 있는 젊은 남성들의 표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백인 여성층의 표를 끌어올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전 두 차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백인 여성은 주로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이었다. 여론 조사원과 전략가들은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임신 중단(낙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젊은 백인 여성들로부터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여론 조사원이자 민주당 전략가인 셀린다 레이크는 "이 여성 중 일부는 침묵의 해리스 지지자일 수 있다"며 "즉, 친구나 남편에게 말하지 않고 비밀리에 그녀에게 투표할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전국 여론조사에서 약 6%포인트(p) 앞서 나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시 '샤이 트럼프'가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는 '샤이 트럼프' 외에도 해리스 부통령의 숨은 지지자인 '히든 해리스'가 당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을 잡는 데 고군분투해 왔으나, 지난 3주간 젊은 흑인 남성 사이에서 지지율이 1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백인 여성의 표심까지 잡으며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해리스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14%p 차이로 앞서고 있다"며 "접전은 보통 누가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므로 해리스는 여성에게 두 배로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클린턴 전 장관과는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모든 하위 집단의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낸다"며 "남편이 트럼프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은 많은 노동계층 백인 여성들조차도 그녀를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그녀가 생계비 위기와 같은 식탁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특히 그녀의 확대된 자녀 세액 공제 계획은 큰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가정에 자녀 1명당 3600달러(약 500만 원)의 세액 공제를, 자녀를 출산하면 그해 6000달러(약 830만 원)의 신생아 세액 공제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아메리칸 브릿지 21세기는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여성 300만 명과 접촉하기 위해 약 1억4000만 달러(약 1931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 주는 과거 늘 민주당을 지지해 '블루월'(Blue Wall·파란 장벽)로 불렸으나, 지난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곳이다.
레이크는 "해리스가 모든 경합주에서 승리하려면 바이든이 여성들의 지지를 얻은 것보다 적어도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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