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18세 청년, 사전투표소에서 해리스 지지자에 흉기 휘둘러 체포

7명 동료와 트럼프 깃발 들고 해리스 지지자와 대치하다 흉기 꺼내
방화의심 투표함 화재도 발생…FBI "선거 전후 극단주의 폭력 우려"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넵튠비치에서 흉기를 휘두르다 체포된 캐일럽 제임스 윌리엄스(18). 사진은 넵튠비치 경찰 제공. 2024.10.3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에서 대선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플로리다주의 한 투표소에서 흉기를 휘두른 남성이 체포됐다.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4시쯤 플로리다주 북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넵튠비치의 한 도서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 케일럽 제임스 윌리엄스(18)가 7명의 동료와 함께 나타났다.

이들은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깃발을 들고 있었고 도서관 밖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든 사람들과 대치했다.

윌리엄스는 54세 여성, 71세 여성과 언쟁을 벌이던 중 흉기를 머리 위로 꺼내 과격하고 위협적인 자세로 휘둘렀다. 이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윌리엄스를 체포했다.

마이클 키 주니어 넵튠비치 경찰서장은 이들이 사전투표소에 나타난 이유에 대해 "정치적 반대 세력에 항의하고 적대하기 위해 나타났다"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윌리엄스는 65세 이상인 사람에 대한 가중폭행, 총기나 위험한 무기의 부적절한 전시, 투표 억압 또는 협박 혐의로 체포됐다.

키 서장은 윌리엄스와 동행한 사람들이 16세, 17세라고 밝혔다. 키 서장은 이들의 행위가 범죄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수사가 아직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

키 서장은 "흉기를 위협적인 자세로 머리 위로 들어 휘두르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다"고 비판했다.

윌리엄스는 5만 5006달러(약 7600만 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법원은 윌리엄스에게 투표할 목적이 아니면 투표소에서 1000피트(약 305m) 이내로 접근하지 말고 GPS 추적기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윌리엄스는 아직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의 가족은 현지 언론의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다.

넵튠비치가 있는 듀발카운티의 민주당 지역위원회의 다니엘 헨리 위원장은 경찰의 신속한 대응을 평가하고 "폭력과 협박은 우리 민주적 과정에 설 자리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반면 듀발카운티의 공화당 지역위원회는 "침착함을 촉구한다"며 윌리엄스를 직접 언급하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와 민주당이 공화당 일부를 나치라고 부르는 등의 행위로 인해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됐다고 비판했다.

대선을 1주일 앞두고 미국 각지에서는 사전 투표용지가 불타 소실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8일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 사전 투표함에 불이 붙어 투표용지 수백장이 불타는 사건이 발생했다. 24일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35세 남성이 우편함에 불을 질러 투표용지 약 20장이 영향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부정선거 논란과 같은 '선거 관련 불만'이 대선을 전후해 몇 주 동안 극단주의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