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섬' 망언에 트럼프 캠프 진땀…"옥토버 서프라이즈 막아야"
트럼프 캠프 "트럼프 견해 반영하지 않는 농담"
한표 한표가 아쉬운 초박빙 펜실베이니아 표심 영향에 주목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인사가 유세 찬조 연설에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쓰레기 섬"이라고 칭한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선거 캠프가 수습에 진땀을 빼고 있다.
바로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최대 경합 주 펜실베이니아에 푸에르토계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한 표 한 표가 아쉬울 만큼 초박빙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푸에르토리코계 주민은 40만 명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의 니얼 스태니지 부편집장은 29일 자(현지시간) 칼럼에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고 전했다. 힌치클리프는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에 비유했다.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를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은 이 발언과 거리두기를 하거나 별 뜻이 아니라는 식으로 경시하면서 가능한 한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옥토버 서프라이즈란 역대 미국 대선에서 선거 전월인 10월에 발생하는, 선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막판 이벤트를 지칭하는 용어다.
트럼프 본인은 ABC방송에 출연해 힌치클리프를 "누군지 모른다"고 부인하며 "누군가가 그를 무대에 올린 것"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 수석 고문인 다니엘 알바레스는 "이 농담은 트럼프나 트럼프 캠프의 견해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밴스는 유세 현장에서 힌치클리프의 농담을 "본 적이 없다"면서도 "사람들이 쉽게 공격하는 걸 너무 많이 들었다"며 거리두기를 했다.
푸에르토리코계 주민 100만여 명이 거주하는 플로리다의 릭 스콧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 농담은 재미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스태니지는 힌치클리프의 발언이 선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7개 경합 주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펜실베이니아에서 더힐과 디시전데스크HQ 기준 두 후보의 30일 기준 평균 여론조사 지지율은 트럼프 48.7%, 해리스 48.0%로 불과 0.7%포인트(P) 차이다.
펜실베이니아 외 애리조나·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 다른 경합 주에도 수만 명의 푸에르토리코계 주민들이 거주한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 인사들은 이 사안의 심각성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 민주당의 펜실베이니아 모금 관계자들은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들에게 힌치클리프의 발언 영상을 발송하며 문제를 환기했다.
푸에르토리코계 연방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28일 MSNBC 인터뷰에서 힌치클리프가 참여한 유세를 "증오 집회"라고 묘사하며 "유머 감각도 없고 맥락도 벗어난, 인종차별적인 농담"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해리 리드 전 상원 원내대표의 수석 고문인 호세 파라는 "펜실베이니아가 민주당 쪽으로 기운다면 지금이 딱 그 중추가 되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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