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되면 우크라 전쟁 24시간 내 끝내"…北파병에 해법 관심
러닝메이트 JD밴스가 제시한 의견…"우크라 나토가입 배제"
트럼프 당선 우려한 G7, 서둘러 우크라이나 69조원 대출안 합의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결'로 마무리 지으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는 지난 9월 비무장지대 양쪽에 자치 구역을 설치하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동결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트럼프의 이 같은 동결 계획은 2014년과 2015년에 실패한 민스크 협정의 재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스크 협정에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러시아 점령지에 자치 구역을 두는 계획이 들어 있었다.
이 자치 구역의 질서 유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이나 유엔평화유지군이 아닌 유럽군에게 맡겨 미국이 아닌 유럽이 안보 비용을 지출하게끔 한다는 게 트럼프 측 구상이다.
트럼프는 선거에 승리해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로' 끝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그의 측근들은 우크라이나에 영토를 양도하도록 압박하거나 나토 가입 포기를 종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트럼프 재임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몇 년 동안 배제하면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 시 국방장관 감으로 거론되는 마이클 왈츠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은 푸틴을 협상 테이블로 끌고 오기 위해 미국이 유가와 가스 가격을 낮춰 러시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왈츠 의원은 "전 세계에 더 저렴하고 깨끗한 미국산 석유가 넘쳐나게 하면 된다"며 "가격을 낮추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동맹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발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임기 때 트럼프는 유럽과 대립각을 세워 대서양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나토를 신랄하게 비판했으며,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지지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유럽이 푸틴의 승리로 간주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를 의식한 듯 주요 7개국(G7)은 지난 23일 우크라이나에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올해 말까지 대출해 주는 계획의 구체적인 사안까지 합의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규모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구상 최고의 영업맨'이라고 비꼬았다. 최근에는 젤렌스키가 전쟁을 촉발하는 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푸틴은 지난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든 끝내려는 트럼프의 태도가 진실하다"며 그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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