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의회폭동 현장서 "트럼프, 여기서 폭도 보냈다"(상보)

'최후 변론'…트럼프 '1·6 의회 폭동' 언급하며 한 표 호소
"트럼프는 불안정, 복수 집착…견제받지 않는 권력 추구"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인근 일립스 공원에서 유세를 갖고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10.3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9일(현지시간)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며 자신을 향한 한 표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이날 오후 7시 40분쯤부터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엘립스 공원에서 '최후 변론'(closing argument)으로 명명한 연설을 가졌다.

그는 "트럼프는 4년 전, 바로 이 자리에 서서 공정한 선거에서의 국민의 뜻을 뒤집기 위해 무장 폭도를 미국 국회의사당으로 보낸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엘립스 공원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현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대선 불복 선동 연설'을 열었던 상징적 장소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2021년 '1·6 의회 폭동'을 일으켰다.

즉 해리스가 엘립스 공원을 이날 연설 장소로 택한 것은 트럼프는 '절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해리스 자신이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점을 피력하려 한 의도로 해석됐다.

해리스는 이날 목까지 덮는 흰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밝은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캠프 측을 인용해 연설 장소에 약 7만 50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해리스는 연설을 통해 트럼프에 대해 "불안정하고 복수에 집착하며, 불만에 사로잡혀 있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미국인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데 10년을 보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너무 많은 분열과 혼란, 상호 불신에 휩싸여 왔다"며 "이제는 손가락질하는 것을 멈추고 서로를 인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미국에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며 나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러한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민주당 인사 등을 겨냥한 '내부의 적'이라는 표현을 비판하고 그가 미국인에게 군(軍)을 사용해 대응하려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자신의 '적의 목록'을 갖고 백악관으로 들어가겠지만 본인은 '할 일 목록'을 들고 갈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는 "이번 선거는 단순히 두 정당과 두 후보자 사이의 선택 그 이상"이라며 "모든 미국인을 위한 자유에 뿌리를 둔 나라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혼란과 분열이 지배하는 나라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엘립스 공원에서 '최후 변론'(closing argument)으로 명명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29.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으로서 역할한 것은 "영광"이었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성을 두기도 했다.

해리스는 "내 경험과 아이디어를 집무실에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도 해리스가 자신과 차별화를 두려는 것을 측면 지원했다. 연설 장소는 백악관과 가까웠으나 바이든은 무대에 서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은 무대에 서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녀를 위한 것이다. 이것은 그녀의 밤"이라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외에 낙태권, 이민, 세금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정책 기조를 설명했다.

특히 이민 문제에 있어 해리스는 주요 정치인들이 이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해야 할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민자의 나라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또 본인은 미국의 안보를 확실히 지킬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 같은 독재자들이 이번 선거에서 그(트럼프)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는 쉬운 표적이다. 아첨으로 조종하기 쉽다"고 했다.

해리스는 아울러 "미국이 동맹을 지킬 때 더 강화되고 안보적일 수 있다"며 '동맹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리스는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내게 투표하지 않더라도 항상 여러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