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정 폭력 5년간 17%급증…남성 피해 사례도 늘어나[통신One]
친밀한 파트너 간 폭력도 13% 증가…남성 피해자 신고 꺼리는 분위기 여전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서 가족이나 가까운 파트너에 의한 폭력 사건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통계 캐나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17%나 증가했고, 가까운 파트너 간 폭력도 같은 기간 13% 증가했다.
2023년에만 전국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로 신고된 사람이 13만9020명, 가까운 파트너 폭력 피해자는 12만3319명에 달했다. 이 수치는 배우자·부모·자녀·형제자매 등 가족이 가하는 가정폭력이 지난 한 해 동안 3%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 또는 과거에 결혼했거나 사실혼 관계였던 파트너, 데이트 상대 등이 가하는 가까운 파트너 폭력도 1%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2017년에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 이후 성별 기반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교육이 확대된 결과일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통계 캐나다는 특히 남성과 소년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과 소녀보다 피해자의 비율은 아직 낮지만, 증가 폭은 남성 측에서 더 크다고 설명한다.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폭력 신고율이 남성의 두 배, 가까운 파트너 폭력의 경우는 거의 네 배에 달하지만, 남성과 소년이 피해자가 되는 사례도 점점 더 눈에 띄고 있다.
캐나다의 비영리단체 '화이트 리본'의 최고경영자인 움베르토 카롤로는 "남성들이나 소년들은 고통을 숨기는 경향이 커 신고율이 낮을 수 있다. 남성들도 폭력을 당할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가정과 파트너 폭력이 남성 피해자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카롤로는 또한 여성과 소녀들이 폭력에 더 많이 노출되는 이유로 성별에 따른 권력 불균형과 남성들이 어려움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지적했다. 그는 "많은 남성이 자신의 고통을 드러내기보다 통제하려는 방식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라며 이에 따라 피해자들은 지속적인 고통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아동, 청소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가정폭력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가정폭력의 60%가 부모에 의해 발생했고, 노인에 대한 폭력은 35%가 자녀에 의해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지역 사회 차원의 프로그램 개발과 경찰 및 법 집행 기관의 편견을 없애기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카롤로는 "모든 사람은 폭력 예방에 함께 나서야 한다"라며,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폭력의 징후를 보면 이를 그냥 넘기지 말고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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