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939년 친나치 행사' 비난 속 매디슨스퀘어가든 유세
친트럼프 인사들 총출동…인종차별적·여성비하적 발언 내놓아
멜라니아도 출연해 지지 연설…"미래를 위한 나라 만들자"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 민주당이 '1939년 친나치 행사'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뉴욕의 심장 격인 맨해튼의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유세를 벌였다. 유세에서 트럼프의 연설 전 연사로 나온 이들은 인종차별적 언사들을 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도 '악마' '매춘부'라고 욕했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여러분이 이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바다 한가운데에 문자 그대로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 있다. 푸에르토리코라고 부르는 것 같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관중은 주로 백인이 많았고 라틴계도 상당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힌치클리프의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모욕에 으르렁거리며 불쾌해했다. 그럼에도 힌치클리프는 히스패닉 가족의 규모에 대해 무미건조하고 저속한 농담을 하고, 객석의 한 흑인을 불러내면서 수박을 언급하고, 팔레스타인인을 돌을 던지는 사람으로, 유대인을 싸구려로 조롱했다.
보수적인 라디오 진행자인 시드 로젠버그는 힐러리 클린턴을 욕설과 성차별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트럼프의 어린 시절 친구인 데이비드 렘은 해리스를 "적그리스도"이자 "악마"라고 불렀고 사업가 그랜트 카돈은 해리스와 "그녀의 매춘부들이 우리나라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해리스 후보의 인종적 정체성과 지능을 조롱했다.
트럼프가 "파시스트"라고 주장하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그의 이날 행사를 1939년 2월 가든에서 있었던 친나치 집회와 비교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이 이를 주장해 이날 연설자들의 주요 표적이 됐다. 트럼프의 변호사 중 한 명인 알리나 하바는 "여러분, 그들은 지금 우리를 나치와 파시스트라고 부르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고 전 프로레슬러 헐크 호건은 특유의 목소리로 "나한텐 여기 역겨운 나치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우리는 아름다운 폭발(beautiful bang)로 마무리하고 싶다"면서 이번 유세를 예고했다. 그가 연설하러 나타나기 몇 시간 전에 경기장은 꽉 찼다. 뉴욕은 민주당의 텃밭이자 심장부다. 뉴욕에서 공화당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은 198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 유세에는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출연했다.
멜라니아는 "미국의 위대함을 바탕으로 한 공동 비전으로 함께 돌진하자. 이 순간을 포착하고 내일을 위한 나라를 만들자.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미래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