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장관 "러에 북한군 있다는 증거 있어…매우 심각"(종합)

(워싱턴·서울=뉴스1) 류정민 특파원 이창규 기자 =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3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병력을 파병했다는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Reuters),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에 북한군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라면서 "매우 심각한(very serious) 사안"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미국 정부가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의 파병 의도를 묻자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라며 "우리는 이를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1500명 규모의 특수부대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 완료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6000명 규모의 여단 2개 규모인 총 1만 2000명의 병력을 참전하도록 준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날 관련 보도에서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미국 정보 관리들이 북한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북쪽에 있는 러시아 영토의 훈련 지역으로 이동하는 군함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을 포함한 다수의 정보를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보 당국자들은 약 2500명의 북한군이 파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아직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북한군 병력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북한은 한국 정부의 북한군 파병 발표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발뺌하고 있다.

NYT는 전문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측에서만 60만 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자국 내 여론을 감안할 때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북한 용병 부대에 손을 뻗을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는 이를 댓가로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대륙간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김정은이 미국 주요 도시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NYT에 "북한 군인들이 푸틴을 위해서 죽어간다면, 푸틴은 김정은이 원하는 것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ryupd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