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판 근육남만 관심" 아베크롬비 전 CEO, 성착취 혐의로 체포
모델 경력 미끼로 유인해 자신과 동성 연인 앞에서 성행위 시켜
아베크롬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켰으나 인종·외모차별로 물의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의 유명 패션 브랜드인 아베크롬비 앤드 피치(이하 아베크롬비)의 전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제프리스(80)가 성매매, 국제 매춘을 포함한 16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CNN에 따르면, 미국 검찰은 22일(현지시간) 아침 제프리스와 그의 연인인 매슈 스미스(61), 그들이 고용한 제임스 제이콥슨을 전격 체포했다. 제프리스와 제이콥슨은 각각 1000만 달러(약 138억 원), 50만 달러(약 7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이들은 25일 뉴욕에서 기소인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브리언 피스 뉴욕동부지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프리스는 세계에서 유명한 의류업체 중 하나의 CEO로 있으면서 그의 권력, 부와 영향력을 이용해 그와 연인인 매슈 스미스의 성적 쾌락을 위해 남성들을 유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제프리스, 스미스, 제이콥슨이 성매매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아베크롬비에서 모델 등의 경력을 쌓게 해주겠다며 수십명의 남성들을 유인했다. 그리고 미국 뉴욕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모로코, 프랑스령인 카리브해의 작은 섬 생바르텔레미 등 세계 각지의 호텔로 가서 성적인 행사에 참석하게 했다.
제이콥슨은 성행위를 할 남성을 모집하고 면접을 본 뒤 고용한 혐의를 받는다. 남성들은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자신들의 경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이 행사와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계약서에 서명해야 했다. 일부 남성은 행사에서 특정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경력에 손상이 갈 것이라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19세의 남성도 있었다.
이 행사에서 제프리스와 스미스는 직원을 따로 고용해 행사를 감독하게 했고 남성들에게는 특정 의상을 입게 하거나 성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장난감을 쓰게 했다. 또 남성들에게 근육이완제와 술, 윤활유, 비아그라와 콘돔을 주고 성행위를 시켰다. 심지어 일부 남성에게는 마약을 주입해 성행위를 강제로 하게 했고 이에 따라 남성들은 여러 시간 동안 신체적인 고통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제프리스와 스미스는 그의 재산과 제이콥슨을 포함한 여러 직원, 보안 전문가와 계약을 맺은 업체 등을 활용했다. 그들의 목적은 "자신들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고 그들의 국제 성매매와 매춘 행위가 비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제프리스는 1992년부터 2014년까지 아베크롬비 CEO를 지내면서 아베크롬비를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제프리스가 CEO를 지내던 중 아베크롬비는 유색인종 모델을 뽑지 않아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또 뚱뚱한 몸매에도 맞는 크기의 의류를 일부러 출시하지 않아 몸매로 고객을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프리스 역시 "뚱뚱한 고객이 들어오면 물을 흐린다", "빨래판 근육을 가진 사람에게만 관심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일삼으면서 외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영국 BBC는 탐사 보도에서 제프리스와 스미스가 사람을 고용해 젊은 남성들을 착취했다고 폭로했다. 이어서 수십명의 남성이 제프리스와 아베크롬비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아베크롬비는 이 사안에 대해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제프리스의 변호인은 "기소 내용이 밝혀지면 적절할 때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크롬비는 제프리스 기소와 관련해 "충격적"이라면서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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