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北, 우크라전 파병 사실이면 푸틴 절박·고립감 커진 것"
존 커비 국가안보보좌관 브리핑, "동맹국과 협의 중, 며칠 내로 입장 밝힐 것"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돕기 위해 전투부대원을 파병한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관련, 공식 확인을 하지 않으면서도 동맹국과 함께 사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분명히 그 보도(북한이 러시아에 전투 부대원을 파병)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동맹국과도 협의하고 있다"라면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그곳에 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분명 위험하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 전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비 보좌관은 이번 북한의 전투부대원 파병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절박함이 그만큼 커진 것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푸틴의 절박함이 커지고 고립이 심해지면서 북한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앞서 말했듯, 보병 지원과 지상 작전에 대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또 "우크라이나가 소비에트 연합 국가로 존재해야 한다는 푸틴의 왜곡되고 뒤틀린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수많은 군인이 죽고 부상한 것은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나는 이 모든 것이 푸틴 대통령이 점점 더 절박해지고 세계 무대에서 고립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날 커비 보좌관은 "앞으로 며칠 내 입장을 밝힐 것이며, 동맹국과의 협의 사항을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가정보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 문화정책부 산하 전략소통센터(SPRAVDI)는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줄을 지어 러시아 군복 등 보급품을 받아 가는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 정부는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심화에 항의하고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주한 러시아 대사관은 페이스북에 지노비예프 대사가 "러시아 연방과 북한의 협력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졌다"라며 "대한민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혀 이날 초치에서도 한러 간 의견이 대립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마수드 페제쉬키안 이란 대통령 등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커비 보좌관은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격 준비 내용을 담은 미국 기밀 문서가 온라인에 유출됐다는 논란에 대해 "유출인지, 해킹인지 답변할 수 없으며, 현재 국방부에서 조사 중으로 어떤 경로로 공개됐는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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