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선 2주 앞 '상식 vs 비상식' 구도…"트럼프는 위험"
NYT "4년 전 유권자들이 트럼프 거부한 이유 상기시키려 해"
위험한 전략이기도…공화 전략가 "해리스, 차별화 보여줘야"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약 2주 앞두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절제한 언행'을 부각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상식적인 사람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부동층 유권자 등을 대상으로 막판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NYT는 "해리스는 4년 전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거부한 이유를 정확히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의 말을 가장 날카로운 무기로 삼아, 그의 불규칙한 행동, 점점 더 터무니 없고 반민주적인 발언들을 지적하고 있다"며 "그를 부적합하고 불안정하며, 무엇보다 재임하기에 너무 위험한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지난 17일 위스콘신주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것을 자랑하는 40초 분량의 영상을 대형 TV로 재생했다.
해리스가 집회 참석자들에게 "직접 보십시오"라며 해당 영상을 재생하자, 참석자들은 "그(트럼프)를 가두라"고 소리쳤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힌 데 대해 미 유권자 다수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스는 다음날(18일) 미시간주에서 연 집회에서도 "나는 트럼프가 진지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본다"며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간다면 그 결과는 잔인할 정도로 심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가 최근 흑인 남성 유권자들과 소통하려 노력한 것 등 흑인 유권자들을 겨냥해 움직인 것은 '집토끼 단속'이라는 의미도 있으나 특히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들을 상기시키려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NYT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전에 왜 트럼프를 거부했는지 떠올리게 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는 최근 기이한 언행으로 고령(78세)이라는 점과 맞물려 인지(정신)능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14일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경제를 주제로 타운홀미팅을 열었을 때 39분간 그저 춤을 추는가 하면, 19일 펜실베이니아주 라트로브에서 가진 집회에서는 이 지역의 전설적 골퍼 아놀드 파머의 성기 사이즈를 칭찬했다.
그는 그러더니 해리스에 대해 "빌어먹을(shit·똥이라는 의미) 부통령"이라고 칭했다.
이외에도 트럼프는 사실상 민주당을 겨냥해 "내부의 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내부의 적은 필요하다면 군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2021년 1·6 국회의사당 폭동일을 "사랑의 날"이라고 칭했다.
해리스 측은 이에 트럼프 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활용해 "그(트럼프)는 불안정하다"는 30초 길이의 광고 등을 곳곳에 내보내고 있다.
해리스는 17일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미국 국민은 트럼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백악관에서, 상황실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조차도 그는 부적절하고 위험하며 다시는 미국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리스의 전략에는 다소 위험한 부분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유권자들은 현재 트럼프를 퇴임 당시보다 약간은 더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며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선거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흑인과 라틴계 남성을 포함한 새로운 유권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조지아주의 공화당 전략가인 스티븐 로슨은 "트럼프는 트럼프가 할 일을 할 것"이라며 "문제는 해리스가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조지아주 및 전국의 경합주 유권자들이 그녀에게 투표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일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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