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도 주목한 안성재…"이라크 파병 미군→아시아 최고 셰프"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라크 파병부터 미쉐린 3스타 셰프,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까지. 미국 CNN이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를 소개했다.

17일(현지시간) CNN은 "그는 이라크에서 미군과 함께 복무했다. 지금은 아시아 최고의 셰프 중 한 명이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심사위원"이라며 그의 이력을 상세히 전했다.

한국 서울에서 태어나 13세에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디에이고로 이주한 안 셰프는 "우리는 단지 '아메리칸드림'을 추구하는 한국 출신 가족일 뿐이었다. 이민자 가족으로서 우리는 영어를 잘 몰랐다"고 회고했다.

안 셰프는 청소년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은 요리와 거리가 멀었다며 미군에 입대하게 된 경위를 전했다.

그는 "나는 학교에 다녔고 대학에 진학했지만,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미군이라고 생각해 미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안 셰프는 4년이 넘는 복무 기간 미전역 기지에서 훈련받은 후 한국으로 파견됐고, 9·11 테러 이후에는 이라크 파병 길에 올랐다.

그는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사람들이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느냐'고 물었다"며 "나는 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가족 친구들로부터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이라크 파병을 지원한 것도 전쟁을 경험할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셰프는 군 생활을 회고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위대하고 흥미로운 순간 중 하나였다"고 표현했다.

군 복무를 마친 안 셰프는 포르셰 정비공이 되고자 했으나, 정비공 훈련 시작을 불과 2주 남겨놓고 유명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뢰의 셰프들을 우연히 마주한 것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안 셰프는 "그들은 모두 흰색 셔츠와 체크무늬 바지를 입고 있었다. 나는 그 학교가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 길로 안 셰프는 르 코르동 블뢰에서 상담을 받은 뒤, 정비공의 꿈을 접고 요리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 포르셰를 몰고 있으니 괜찮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 셰프는 자발적으로 요리의 길을 걷게 됐으나, 어릴 적 할머니의 음식을 먹으며 자랐고 부모의 중국집 일을 도우며 자랐기 때문에 요리가 늘 혈관에 흐르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미쉐린 스타를 받은 레스토랑 곳곳에서 경험을 쌓은 안 셰프는 2015년 자신의 레스토랑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열었다.

모스 샌프란시스코는 1년 만에 미쉐린 1스타를 받았지만, 안 셰프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2017년 한국에 돌아와 모수 서울을 연 것.

그는 "나는 내 나라로 돌아와서 내가 알고 이해하는 것을 활용하고 싶었다"며 "토착 재료, 한국 문화, 유산을 활용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모수 서울은 경계가 없는 혁신적인 요리를 제공한다"며 안 셰프의 모수 서울을 관통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전했다.

모수 서울은 2022년 미쉐린 3스타를 받게 된다.

안 셰프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출연 이후 명성을 얻게 된 것이 다소 불편하다면서도 카메라 앞에서 스스로에게 충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마음을 담아 말할 때는 정확하고 논리적이며 신중하게 말한다. 상대방이 내 말에 의지하기 때문"이라며 "나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자신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의 용기에 많은 존경을 표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며 "그들을 응원하고 싶었지만, 모든 사람이 이길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