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은 性전쟁…해리스는 맥주캔 따고 트럼프는 '여성 수호자' 자처

WSJ "올해 대선의 교착 상태, 기본적으로 남녀 성별 문제에 기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3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열린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료기록 공개를 거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2024.10.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접전을 벌이고 있는 올해 미 대선의 교착 상태가 기본적으로 남녀 성별 문제에 기초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인종 문제나 경제도 선거의 주요 화제지만 이 역시 성과 결부되어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WSJ은 여성들은 낙태권에 대한 지지 때문에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했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도로 남성적인 수사로 남성을 유혹했다고 썼다. 그런데 남녀 간의 분열은 현대 선거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특히 2020년 이후로 확대되어 많은 인종, 교육 및 경제 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해리스 부통령은 남성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성의 지지를 구하려고 애쓰고 있다. 예를 들어 트럼프는 이번 주 폭스 뉴스에서 주최한 타운홀 행사에 등장했는데 이 행사 청중은 여성만으로 구성됐다. 해리스는 지난 14일 사업 대출, 직업 훈련, 건강 이니셔티브 등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의제'를 발표했다. 15일에는 젊은 흑인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라디오 진행자 찰라마그네 타 갓과 함께 타운홀 행사를 진행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실 흑인과 라틴계 남성이 트럼프에게로 이동함에 따라 미국은 인종에 따른 정치적 분열이 다소 줄어들고 성별에 따른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데이비드 리는 "남성은 경제에 매우 집중하는 것 같다"면서 "모든 것은 경제와 인플레이션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도 경제에 관심을 갖지만, 낙태 문제를 더 중시하고 있다. 최근 WSJ이 7개 주요 경합 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여성의 27%(남성의 8%)가 대통령 투표의 가장 큰 동기 부여 요인으로 낙태를 꼽았다.

해리스는 자신의 성별이나 인종에 대한 노골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트럼프에 비해 압도적으로 여성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여성은 낙태권 때문에 부분적으로 해리스를 지지한다면서 그가 제시한 가족 정책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남성의 지지를 얻으려고 분투하면서 최근 18~49세의 젊은 시청자가 많이 듣는 시청률 높은 심야 토크쇼인 CBS '레이트 쇼'에 출연했다. 여기서 그는 사회자인 스티븐 콜베어와 함께 맥주캔을 따서 마시며 터프한 모습을 보였다.

해리스의 여론 조사원인 몰리 머피는 "그녀가 강인하다는 것을 모든 유권자에게 보이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리스의 노력은 애리조나 주 챈들러의 공화당원인 48세 빌 로이드를 움직이지 못했다. 그는 "해리스가 맥주를 마신 콜베어 쇼는 정말 으스스해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 프로레슬링(WWE) 전설 헐크 호건(70)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자신의 티셔츠를 찢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영웅"이라 불렀다. 2024.07.1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트럼프는 주된 자신의 지지 세력인 남성을 향해 '남성적인 페르소나'를 열심히 보여주고 있다. '싸우자'나 자신이 선거에서 지면 '피바다'가 벌어질 것이라는 강한 말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그를 지지한 전직 프로 레슬러 헐크 호건, 트럼프가 나올 당시 울려 퍼지던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 '이것은 남성의 남성의 남성의 세계'(It’s a Man’s Man’s Man’s World) 등이 그 예이다.

반면 그는 성폭력 관련 소송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서 비하적인 말을 하거나 독신 여성을 비하한 JD 밴스같은 이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하는 등 여성 유권자를 화나게 하는 일을 많이 했다. 최근에는 태도를 다소 바꿔 자신이 여성들에게 '보호자'(protector)가 되겠다고 말했지만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는 해리스를 모욕하는 것이 실제로 여성들에게 어필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했다.

지난주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자신의 보좌관 중 한 명이 "해리스를 멍청하다고 부르지 말아라. 여성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는 "여성들은 (해리스를 욕한다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터프하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선거 집회 중 춤을 추고 있다. 2024.10.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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