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참모들, 조현동 대사에게 '2기 땐 합리적일 것' 언급"
밥 우드워드, 신간 '전쟁'서 "각국 안심시키려 노력"
"中, 김정은 주목 못 받는다 느끼면 더 무모해질 수도"
- 김지완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측 참모들이 주미 한국대사를 통해 '트럼프 재선이 한미동맹에 우려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밥 우드워드 전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15일(현지시간) 발간된 자신의 신간 '전쟁'(War)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전직 각료들은 한국을 포함한 워싱턴의 각국 대사관들을 상대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더 친근하고 포용적일 것이라면서 이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을 비롯해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는 조현동 주미대사와 만나 "(재선 시) 트럼프가 더 예측가능하고 합리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가 한미관계는 양국 안보에 중요하고 여러 부담을 함께 짊어질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조 대사는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오브라이언이 차기 국무장관으로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우드워드는 지난해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에 대한 사안도 책에서 다뤘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의사가 있는 국가들을 파악하고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이 어떤 무기를 얼마나 많이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방부는 50만 발 이상의 155㎜ 포탄을 구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국과 합의했다. 우드워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장에서의 포탄은 부족했다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재임 시절 북한과의 핵 전쟁을 우려한 나머지 체육복을 입고 잤으며, 워싱턴의 국립대성당을 방문해 기도하면서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가능성에 준비했다는 일화를 다시 소개하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낸 저서 '분노'(Fear)에서 이 일화를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전쟁'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등 미국의 주요 적성국과 관련한 일화도 소개됐다.
콜린 칼 전 국방부 정책차관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을 '격변의 축'(axis of upheaval)이라고 불렀다. 그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3국이 미국 등의 제재로 인해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되는 등 경제적 상호 연결을 시도했다고 평가했다.
윌리엄 번즈 CIA 국장은 올해 6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에 러시아의 최신 우주 무기인 '코스모스 2576'에 대한 "무차별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 5월 미국 우주사령부는 러시아군이 배치한 우주무기를 탐지했다면서 이는 "코스모스 2576을 비롯한 9개의 인공위성"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번즈 국장은 코스모스 2576이 우주에서 폭발하면 중국, 러시아, 미국, 유럽 등 모든 저궤도 위성이 파괴될 것이며, 이론적으로 모든 위성항법체계(GPS) 시스템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번스 국장은 방중(訪中)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강해지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국방 협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를 더 대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을 어느 정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보고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김정은이 특히 '자신이 충분한 주목을 받고 있지 않다'고 느낄 때 더 무모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IA는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크게 증강한 것은 맞지만 여전히 외부에서 수입해오는 물자에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CIA는 은밀하게 미사일 재료 거래를 방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핵무기는 대부분 외부 물자나 기술 없이도 개발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아직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지만 그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번스 국장은 바로 그 점이 "북러 군사협력이 갖는 위험의 일부"라고 평가하면서 김정은이 얼마나 그 능력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우려했다.
그는 북한이 핵탄두를 ICBM에 탑재해 미국으로 발사하는 일은 "논리적으로나 합리적으로" 볼 때 하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그 능력을 갖는 것 자체만으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위험을 "계획되지 않고 우발적인 (긴장) 고조"라고 불렀다.
한편 우드워드는 트럼프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무모하고 충동적인 대통령이자 이번 대선 후보로서도 같은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며 "리처드 닉슨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평했다.
우드워드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을 WP에 보도한 주역 중 한 명이다.
우드워드는 '전쟁' 서문에 트럼프와의 1989년 인터뷰를 정리해 싣기도 했다.
그는 당시 잃어버렸던 인터뷰를 지난해 창고에서 찾았다면서 "부동산 거래, 돈 버는 일, 유명인의 지위에 초점이 맞춰진 42세의 트럼프를 그린 초상화"라며 "그러나 그는 미래에 대해 모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트럼프로부터 임명됐으나 중국과의 부당한 통화 논란으로 그와 등을 돌린 전 합참의장이자 은퇴한 마크 밀리 장군이 트럼프를 "완전한 파시스트", "뼛속까지 파시스트"라고 칭했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cho11757@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