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탑승 막은 독일 루프트한자에 54억원 벌금…美교통부 부과

부다페스트행 승객이 승무원 지시 불이행했다며 승객 전원 대기시켜
미 교통부 "여행 중 차별 안돼…승객 인권 침해시 필요한 조사할것"

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르디 노조가 주최한 파업으로 루프트한자 항공기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4.03.07/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교통부가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에 유대인 승객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벌금 400만 달러(약 54억 원)를 부과했다. 교통부가 인권 침해를 이유로 부과한 벌금으로는 최고 액수다.

CNN에 따르면, 교통부는 15일(현지시간) 루프트한자가 지난 2022년 5월 미국 뉴욕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하던 128명의 유대인 승객 중 일부가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며 이들 모두를 독일에서 부다페스트행 항공편에 탑승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교통부에 따르면, 뉴욕에서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의 지시에 따르지 않았다. 이에 기장은 루프트한자 보안팀에 승무원 지시에 따르지 않은 승객들이 있으며 이들이 부다페스트로 향한다고 알렸다.

그러나 루프트한자는 승무원 지시에 따르지 않은 승객을 특정하지 못했고 결국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탑승권을 가진 승객 128명 전원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대기시켰다. 이 승객 대부분은 정통 유대인 남성들이 입는 의상을 입고 있었다.

교통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40건 이상의 불만 신고를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해당 승객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고 함께 여행하는 것도 아니었다. 이들은 교통부 조사에서 루프트한자가 자신들을 한 단체로 묶어 취급했고 몇 명의 행동으로 인해 비행기에 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장관은 이와 관련해 "누구도 여행 중 차별을 겪어서는 안 되며 오늘의 조치는 우리가 승객의 인권이 침해됐을 때 조사하고 조취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항공업계에 던진다"고 말했다.

루프트한자는 CNN에 "교통부 조사에 완전히 협조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유대인 위원회와 같은 유대인 단체와 연계해 반유대주의와 차별을 다루는 직원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루프트한자는 또 성명에서 "선의, 관용, 다양성, 그리고 포용의 대사가 되는데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