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경질됐던 에스퍼 전 국방 "'군 동원' 발언 심각히 봐야"

"2020년 군 사용하려 하는 것 봤기 때문에 우려"
"트럼프 재선 때 인사, 충성심 첫 시험지 될 것"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2019년 7월 2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국방부 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 전 장관이 최근 트럼프가 발언한 '내부의 적에 대한 군(軍) 동원'에 대해 "대중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미(美)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에스퍼 전 장관은 전날(14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미국 시민을 상대로 군을 이용하려 할까봐 걱정되느냐'는 물음에 "물론 그렇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지난 1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1월 대선일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더 큰 문제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와 같은) 내부의 적"이라며 "필요하다면 주(州) 방위군이, 정말 필요하다면 군대(연방군)가 (이들을) 아주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전 장관은 인터뷰에서 "2020년 여름에 트럼프와 그 주변인들이 시카고와 포틀랜드, 시애틀과 같은 도시에서 방위군을 다양한 규모로 사용하고자 하는 것을 직접 봤기 때문"이라고 우려의 배경을 밝혔다.

2020년 당시 미국 전역에서는 5월 말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인한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가 촉발됐는데, 트럼프는 이에 연방군을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에스퍼 전 장관은 그러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트럼프 임기 초반만 해도 '예스퍼'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트럼프에게 충직한 인사로 여겨졌던 에스퍼 전 장관은 이처럼 점차 트럼프와 갈등을 빚더니, 2020년 11월 대선 직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전격 해고됐다.

에스퍼 전 장관은 "좋은 소식은 이러한 군사력 사용은 내란죄와 같은 정상 참작이 가능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불법이라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올해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트럼프가 기용할 인사들에 대해서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에스퍼 전 장관은 "'트럼프 2기' 임기의 첫 해는 '트럼프 1기' 임기의 마지막 해와 비슷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고, 반발하지 않으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실행할 사람들을 주변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충성심'이 첫 번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ho1175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