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집토끼 잡아라"…해리스, 흑인 표심 집중 공략
대출 일부 탕감 등 흑인 남성 위한 공약 발표
흑인 유권자와 만남 및 마리화나 합법화 예고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최근 경합주에서 열세에 몰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3주 앞두고 흑인 유권자 마음 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시에나 칼리지가 실시한 흑인 유권자 여론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앞선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흑인 유권자층에서 지지율이 크게 뒤처져 있다.
흑인 유권자 중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78%,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15%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흑인 유권자 지지율은 92%,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였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흑인 유권자는 90%,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에 불과했다.
이처럼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흑인들 중 일부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쏠리기 시작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을 겨냥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지난 14일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의제'라는 이름의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소규모 사업 대출에서 2만 달러(약 2700만 원)까지 탕감, 멘토링 및 견습 프로그램 지원, 겸상 적혈구 빈혈 등 흑인 남성 발병률이 높은 질병에 대한 정책 지원 등이 포함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유권자와의 만남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공약 발표 하루 만인 15일에는 청취자 절반 이상이 흑인인 팟캐스트 '더 브랙퍼스트 클럽'(The Breakfast Club)의 진행자 샤를마뉴 타 갓과 함께 오디오 타운홀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이날 경합주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흑인 기업가들과 회동할 계획이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오락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의회와 협력해 마리화나를 안전하게 재배 및 유통, 소지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흑인 남성과 다른 미국인들을 억압해 온 불공정한 법적 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캠프 공동 의장인 세드릭 리치먼드는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남성들에게 꿈과 열망을 추구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흑인들의 미국에 국가적 악몽을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특히 흑인 유권자 중에 민주당에서 등을 돌리는 젊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해리스에 대한 흑인의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한 탓이 크다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진단했다. 30세 미만 흑인의 40%는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선거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흑인 유권자 이반의 이유로는 경제와 국경 문제도 거론된다. 조지아주(州) 스톤마운틴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마이샤 로런스(26)는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주머니에 돈이 더 많았다"고 NYT에 밝혔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로버트 시무엘은 NYT에 "그녀가 국경에 대해 웃고 있는 건 정말 싫다"며 "그래도 트럼프보다 해리스에게 투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해리스는 흑인 남성과 그 가족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흑인 남성에게 부를 축적하고, 재정적 자유를 제공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도구를 제시했다"고 적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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