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밀턴으로 플로리다주서 최소 17명 숨져…227만 가구 정전
80대 남성 거주지 근처서 숨진 채 발견
기후변화 때문에 허리케인 위력 더 강해져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를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밀턴으로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CNN 방송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플로리다주 포크 카운티 레이크랜드에 거주하는 마코 그릴로(83·남성)이 거주지 뒤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현지 보안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남성은 말기 알츠하이머병과 심장 질환, 혈액 순환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CNN은 지역별로 △세인트루시 카운티 6명 △피넬라스 카운티 2명 △볼루시아 카운티 4명 △시트러스 카운티 1명 △힐스버러 카운티 1명 △포크 카운티 2명 △오렌지 카운티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선 복구와 홍수 대응 작업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당국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추가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밀턴은 지난 9일 밤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카운티 해안에 상륙했다가 주를 관통해 10일 오후 대서양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전력 공급 현황 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현재 플로리다 전역에서는 약 210만 가구가 정전을 겪고 있으며, 이는 10일 오전 기록된 330만 가구 대비 감소한 수치다.
플로리다주 최대 전력 회사인 듀크에너지는 잔해물 아래 전선이 묻혀 있을 수 있으므로 잔해물을 치울 때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힐스버러 카운티를 직접 찾아 고인 물이나 전선을 만지지 말고 집 안에서 발전기를 작동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는 3시간 만에 228.6㎜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1000년에 1번 내릴 만한 비의 양이며, 이 지역의 3개월 평균 강우량에 해당한다고 CNN은 전했다.
탬파 당국은 신호등 불빛이 희미해지고 도로가 침수됐다며 운전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연료 부족 현상도 나타났다. 유가 추적 사이트 가스버디에 따르면 11일 기준 탬파베이 지역 주유소 4곳 중 3곳 이상에 연료가 없다. 플로리다 전역을 기준으로는 29.9% 주유소에서 연료가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밀턴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가 기후변화 때문에 더 심해졌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기상학자협회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풍속이 10% 강해지고 강우량이 20~30% 더 많아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 협회는 밀턴과 유사한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인간이 유발한 온난화가 없을 때보다 약 2배 많다고 지적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밀턴이 기록상 세 번째로 강한 대서양 허리케인으로 기록됐으며 최대 풍속은 시속 290㎞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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