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개 경합주 중 4곳서 오차범위 내 우위…'막판 위기' 해리스
DDHQ, 해리스 승리 확률 54%→51% 변경
보수적인 선거 운동에 '허리케인' 물가 여파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경합주들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 경합주 가운데 4곳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어 두 번째 백악관 입성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지난 5∼8일(현지시간) 경합주 7곳의 투표의향층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에서 오차범위 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의 오차범위는 ±3.2%p, 미시간은 ±3.1%p, 네바다는 ±3.0%p다.
구체적으로 애리조나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9%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2%p 우세했다. 조지아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49%, 해리스 부통령 48%로 1%p 차이 접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뒤졌던 지난 9월 에머슨대 여론조사를 뒤집고, 앞서나갔다. 이 지역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49%, 해리스 부통령 48%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9%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1%p 앞섰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두 후보 모두 49%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뤘다.
반면 퀴니피액 대학교가 지난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시간주 지지율은 50%로, 해리스 부통령(47%)을 3%포인트(p) 앞섰다.
또 퀴니피액 대학교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위스콘신주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부통령(46%)을 2%p 차이로 제쳤다.
여론조사업체인 파이브써티에잇(538)이 각종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평균치를 낸 결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7개 경합주 가운데 5곳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가 앞선 곳은 네바다와 위스콘신 두 곳이다.
이코노미스트도 여론조사 평균을 분석해 봤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7곳 중 4곳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2곳에서 앞서고 있다고 봤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더힐과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는 10일 기준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확률을 51%로 판단했다.
이는 1달 전 54%에서 3%p 주저앉은 것으로, DDHQ는 "이번 대선은 사실상 동전 던지기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부진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데는 보수적인 선거 운동과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NBC뉴스는 "해리스는 안전하게 플레이하고 있다"며 "일부 민주당은 그것이 그녀의 캠페인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타운홀 스타일 행사나 매체 인터뷰 등을 피하며 유권자와 상호작용이 적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고 NBC는 지적했다.
뉴햄프셔 하원의 전 민주당 대변인인 스티브 셔틀레프는 NBC에 "좋아하는 할리우드 배우를 보고 토크쇼에 나와 말도 못 하는 것과 같다"며 "미국 대통령은 항상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녀가 일대일 인터뷰를 피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략가 크리스 코피니스도 "(해리스가) 스스로 후보 자격을 충분히 잘 정의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멋대로 (해리스를) 정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NBC에 전했다.
또 웹사이트 보트 허브(VoteHub)의 추적 결과 해리스 부통령의 공개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적었다.
지난 8월23일(민주당 전당대회 다음날)부터 지난 9일까지 48일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 공개 행사는 39개에 달한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28개에 불과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공격적인 선거 운동을 벌였다. 그는 경합주 7곳에서 33개의 공개 행사를 연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22개를 개최했다.
물가와 날씨마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와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물가 대처 능력에 문제가 있다며 공세를 펴고 있는데, 허리케인 피해로 식료품을 중심으로 물가가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민주당에는 비상이 걸렸다.
미 노동부는 이날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0.1%p가량 웃돈 것이다. 상승분의 75%를 주거비(전월 대비 0.2%)와 식료품(0.4%)이 차지했다. 허리케인의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 단기 전망 수치도 악화했다. 노동부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주에 주 실업 수당에 대한 초기 청구 건수는 허리케인과 파업 등의 영향으로 인해 2023년 8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인 계절 조정 25만8000건으로 3만3000건 증가했다.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경제학자들은 23만 건의 청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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