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는 없다"…기대수명 증가세, 지난 30년간 둔화했다

1990년 이후 홍콩 및 9개국 평균 기대수명 겨우 6.5년 늘어
"생물학적 노화 둔화 없이 21세기에 기대수명 극적 연장 어렵다"

1990~2019년 9개국 및 홍콩 평균 기대수명 연평균 변화 추이. (제이 올샨스키 논문 Implausibility of radical life extension in humans in the twenty-first century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현대 의료 기술의 발전 등으로 21세기 들어 인간의 기대수명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기대수명의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의 제이 올샨스키 교수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9세기 이후 인간의 기대수명은 의료 기술 발전과 위생상태 개선 등으로 인해 20세기 들어 두 배로 늘어났지만, 최근 30년간 기대수명 증가세는 크게 꺾였다.

이 연구는 하버드대, 하와이대,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한국, 일본을 포함해 평균 기대수명이 가장 긴 8개 국가와 미국, 홍콩의 1990년~2019년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것이다.

이 국가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1990년 이후 겨우 6.5년 늘어났다. 이중 매년 기대수명이 0.3년 늘어났거나 10년 주기로 기대수명이 3년씩 늘어난 국가는 한국과 홍콩뿐이었다. 홍콩,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연간 평균 기대수명 증가폭은 0.2년 아래로 떨어졌다.

모든 국가에서 최근 10년간의 기대수명 증가폭은 20세기 마지막 10년간의 증가폭보다 낮았으며 이는 한국, 홍콩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인구가 10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성이 1.8%, 여성이 5.1%였다. 100세까지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홍콩으로, 홍콩 남성과 여성의 각각 4.4%와 12.8%가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의 연령별 남녀 사망률 중 가장 낮은 사망률을 적용해 계산한 이상적인 기대수명을 계산한 결과 2019년에 태어난 남성의 기대수명은 83.17세, 여성은 88.68세였다. 100세까지 살 확률은 남성이 4.5%, 여성이 13.9%였다.

연구진은 100세까지의 생존율은 남성 5%, 여성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생물학적 노화 과정이 둔화하지 않는 한 인간 기대수명의 극적인 연장은 21세기에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올샨스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종의 자연적 기대수명이 현재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 의학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명의 증가폭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