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월 암살 시도 모면 현장서 유세…머스크도 "싸우자"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84일 만에 다시 찾아 대규모 유세, "멈추지 않을 것"
방탄 유리 둘러쌓인 무대서 연설, 일론 머스크 무대 함께 올라 투표 독려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총격을 당한 펜실베이니아 버틀러(Butler)시를 다시 찾아 '이기자(Win), 이기자, 이기자' 구호를 외쳤다.
지난 7월 13일 피격으로 오른쪽 귀 위쪽이 관통당하는 상처를 입은 지 84일만, 미 대선 선거일(11월 5일)을 꼭 한 달 앞두고 자신이 목숨을 잃을 뻔한 장소에 다시 서 유세에 나선 것이다.
이날 행사장인 버틀러 팜쇼(Farm show)에 설치된 유세 무대 연단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탄유리가 세워져 있었다.
지지자의 노래 속에 연단에 오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는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12주 전 오늘, 바로 이곳에서 냉혈한 암살자가 저를 침묵시키고,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운동인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를 침묵시키려 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그는 우리의 정신을 깨트리지 못했고, 우리의 굴하지 않는 태도를 흔들지 못했다"라면서 "우리는 가난, 증오, 파괴의 악에서 미국을 구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강한 국경을 가져야 한다, 나쁜 사람들이 들어와서 해를 끼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여러분은 자국민을 보호하고 존중하며, 주권, 안전, 존엄성, 자유를 지키는 정부를 맞이할 자격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재임했던 시절을 언급하며 "4년 전 전 세계는 우리를 존중했다"라면서 "여러분은 로비스트나 관료들 부패한 특수 이익집단에 답하지 않고 오직 여러분, 즉 열심히 일하는 미국 시민들에게만 답하는 워싱턴DC의 리더십을 맞이할 자격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나는 31일 후에 이 위대한 연방에서, 우리의 땅 전체서 함께 승리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월 총격 사건 당시 유세 도중 차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린 덕분에 귀를 관통하는 부상에 그친 것에 대해 언급하며, "나는 저 차트가 마음에 든다. 아름답지 않나"라고도 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이 발생한 시간인 오후 6시 11분 잠시 묵념을 요청했고, 자신을 포함한 희생자 4명을 위한 종이 4번 울렸다.
또 트럼프는 총격 사건 때 자신을 감쌌던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의무와 헌신을 보여주었고, 3주 전 (2차 암살 시도 때)에도 다시 한번 환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무대에 앞서 무대에 올라 트럼프가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몰아세우는 대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맞서, "트럼프는 민주주의를 위해 총알을 맞았다"면서 "우리는 겁먹지 않을 것이며, 멈출 수 없다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유세 현장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무대에 함께 섰다. 일론 머스크가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이후 처음으로 함께 유세 무대에 선 것이다.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리고 무대에 오른 머스크는 "누군가의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진정한 시험은 공격받는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이다"라며 "이번 선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라며 유권자 등록과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Fight, Fight, Fight'(싸우자, 싸우자, 싸우자)가 적힌 피켓 등을 들고 연신 구호를 외치며 호응했다. 로이터통신은 수만 명이 모인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펜실베이니아는 우리의 건국의 아버지들이 미국 독립을 선언하고 아름다운 자유의 종을 울리 곳"이라며 "애국자들이 피를 쏟은 바로 이곳에서 함께 나아가고 함께 윈(win, 이기자), 윈, 윈 하자"라고 외치고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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