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유가 5% 뛰자 바이든 입조심…"공개적 협상 안해"(종합)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0.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3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0.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이창규 기자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석유 시설 공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유가가 5% 급등하는 사태를 맞았다.

미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석유 시설 공격에 대해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나는 그것이 좀…어쨌든"이라고 얼버무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과 관련하여 당장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해 어떤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조언한다. 그리고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말은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공격을 기정사실로 하지는 않았지만, 공격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이에 국제 유가는 5% 넘게 상승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61달러(5.15%) 뛴 배럴당 73.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데, 물가 상승은 올해 대선에서 쟁점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한 미국 관리는 미국 정부가 아직 이란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소동 후 바이든은 다시 기자들에게 이스라엘과 공개적으로(in public) 협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말 것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협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네타냐후 총리와 최근 전화 통화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지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석유 시설 공격이 유가를 올릴 가능성을 묻자 "허리케인이 닥치면 유가는 오를 것"이라며 "나는 모른다. 누가 알겠는가?"라고 발뺌하듯 말했다.

지난 2일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이 며칠 내로 이란 내의 석유 생산 시설과 다른 전략적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대규모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석유 시설 공습에 대한 발언 전인 2일에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