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체니 "트럼프, 미국 이끌기에 부적합"…해리스 지원사격

"트럼프는 옹졸… 해리스는 법치주의 수호하는 대통령 될 것"
해리스 '우클릭'에도 지지층은 유지…공화당 지지층 확대엔 한계

3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소속의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위스콘신주 리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 참여하고 있다. 2024.10.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공화당 소속의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이 같은 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을 이끌기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하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체니 전 의원은 3일(현지시간) 위스콘신 리폰에서 열린 해리스 부통령 선거유세에서 이같이 말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자랑스럽게 한 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전 의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6일 그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했을 때 취한 행동이 '타락한 것'이라고 부르면서 "그(트럼프)는 옹졸하고, 보복적이고,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이 처음이라는 체니 전 의원은 해리스 부통령과 의견이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해리스와 나는 헌법에 대한 의무로 함께 묶여 있다"며 "해리스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있고, 더 나아가 잘못된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며 화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당파를 초월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니 전 의원은 동성혼과 낙태를 반대하는 강경한 보수주의자로 국무부 부차관보, 공화당 하원의원 총회 의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던 그는 두 번째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면서 공화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다 지난 2022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그의 아버지이자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내면서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주도하는 등 네오콘(신보수주의) 세력의 대표였던 딕 체니 전 부통령도 지난달 6일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름뿐인 공화당원"이라며 맞받아쳤다.

로이터통신은 체니의 지원 사격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이 오는 11월 5일 미국 대선에서 반(反)트럼프 성향의 공화당과 중도파 유권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해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강경한 이민자·국경 정책과 연료비 인하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정책 등 중도우파적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직 공화당 행정부에서 재직한 수백명의 공화당 인사들은 해리스 지지 표명으로 화답했다.

이날 선거 유세가 열린 리폰도 공화당에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곳은 1854년 노예제도를 남부에서 북부까지 확대하는 '텍사스 네브레스카법'에 반발한 정치인 30명이 모여 새로운 정당 창당을 요구한 곳으로 공화당의 발상지로도 불린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전략가인 메리 안나 만쿠소는 "그렇다고 해서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트럼프에 표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의 우클릭 행보로 인해 지지 기반을 잃을 위험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해리스는 여전히 공화당 유권자층에서의 지지율 확대를 끌어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23일 입소스와 로이터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7% 더 높았다. 그러나 공화당원 중 해리스 지지율은 5%에 불과해 오차범위에 근접했고 10%는 다른 후보를 고르거나 누구를 선택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