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특검, 트럼프의 "2024년은 너무 멀다"는 말로 '사적 행위' 주장

2020년 트럼프-펜스 대화 공개…"당시 트럼프는 대통령 아닌 후보"

1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과학박물관인 '디스커버리 월드'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를 기소한 잭 스미스 특검이 당시 트럼프의 행위는 '사적 행위'여서 형사상 면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특검은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의 대화 등을 증거로 들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165쪽짜리 특검 제출 법원 문서에서 스미스 특검은 펜스 당시 부통령이 2020년 11월14일 점심 식사에서 트럼프에게 결과를 받아들이도록 하려고 했고 2024년에 다시 출마할 것을 제안했다고 썼다. 하지만 트럼프는 "모르겠다. 2024년은 너무 멀다"고 답했다. 검찰은 12월 21일 비공개 오찬에서 펜스가 트럼프에게 "선거를 '패배로 보지 말고 휴식으로만 보라고' 격려했다"고 했다.

2021년 의사당 습격 사건이 일어난 날까지도 트럼프는 펜스 부통령에게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지만 무산됐다. 그 후 폭도들의 난입이 있었던 뒤 한 백악관 보좌관이 TV 뉴스를 보고 있던 트럼프에게 펜스 부통령은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다고 말하자 트럼프는 "그래서 뭐?(So what?)"라고 말했다. 그 후에 트럼프는 펜스에 대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용기가 없었다"는 식으로 트윗을 써서 올렸다.

검찰이 주장하는 것은 트럼프가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을 습격하여 펜스가 안전한 장소로 옮겨져야 했을 때 "대통령이 아닌 후보자로서의 절박한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스미스 특검은 "그때 피고인은 혼자서 실시간 뉴스를 보고 폭도들이 국회의사당 건물을 난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후 2시 24분에 트윗을 올려 피고인이 음모에 가담하고 선거 결과를 뒤집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거부한 펜스를 공격했다"고 썼다.

이 트윗을 통해 "펜스가 자신과 그들을 실망하게 했다는 것을 화가 난 지지자들에게 알렸다"면서 특검은 이 대화와 트윗들이 "(대통령으로서) 대중의 우려 사항을 다루고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보낸 메시지가 아니다. 이는 권력을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화가 난 후보자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폭넓은 면책 특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은 공소 사실 가운데 공적 행위가 아닌 것을 가려내 그 부분만 기소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이런 문건을 제출하게 됐다고 CNN은 전했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