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공사관' 미 국가사적지 등재…"한·미 영원한 우정 상징"
한국 관련 건물로는 미 연방정부 국가사적지 첫 등재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미국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 등재를 기념한 동판 제막식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현지에서 개최됐다.
한국 관련 건물이 미 연방정부 국가사적지로 등재된 것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처음이다. 주미공사관의 미국 국가사적지 지정 공식 명칭은 '옛 대한제국공사관'(Old Korean Legation)이다.
조현동 주미한국대사관은 이날 건물 앞에서 열린 동판 제막식 행사 기념사를 통해 "한미 양국 외교 관계는 1882년 수호통상조약체결로 거슬러 올라간다"면서 "1889년 워싱턴DC에 한국 최초의 외교 공관이 개설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140년 전에 외교관으로 일했던 선배들은 한국이 미국의 가장 가깝고 없어서는 안 될 동맹국 중 하나가 될 줄을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며 "이 건물은 한국과 미국의 영원한 우정의 상징이자 양국 국민이 공유한 가치의 대표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찰스 샘스 미 국립공원청장은 축사에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한미 관계의 유서 깊은 역사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을 목격했다"라면서 "국가사적지에 등재될 가치가 매우 높고, 동판 제막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에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킴벌리 바셋 워싱턴DC 비서장관은 "대한제국공사관의 동판 제막식은 2006년부터 자매 도시로 있는 워싱턴DC와 서울의 특별한 연결을 강조한다"면서 "뮤리엘 바우저 시장과 워싱턴DC 주민 70만 명을 대표해 이 역사적인 동판 제막식을 축하하며, 워싱턴DC와 서울을 하나로 묶는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헌신이 지속되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1877년 개인 저택으로 건립된 대한제국공사관 건물은 1889년 2월부터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길 때까지 16년간 조선왕조와 대한제국의 재외공관으로 운영됐다.
당시 서양 국가에 설치된 최초의 재외공관이었으며,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에 걸쳐 근대화의 중요 거점 역할을 했다. 이후 일본이 강제 매입해 1910년 미국인에게 매도한 뒤 그 소유권을 잃었으나, 2012년 10월 국가유산청이 매입하면서 소유권을 되찾았다.
매입 이후 국가유산청은 총 5년간의 자료 조사와 복원, 새 단장 공사를 통해 주미공사관의 역사적 가치를 추가로 밝혀냈다.
특히, 19세기 워싱턴DC에 설치된 30여 개국의 재외공관 가운데 당시 원형을 간직한 현존 유일의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건물의 내외부 모두 원형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국가유산청 주도하에 진행된 복원 및 새 단장 공사를 통해 역사적 공간으로 훌륭히 재현한 점 등이 주요 등재 이유에 해당한다.
2018년 역사전시관으로 새롭게 개관한 대한제국공사관은 현재 1층과 2층은 복원과 재현 공간으로, 3층은 한미관계사 콘텐츠 전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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